가상가족놀이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나에게 미야베 미유키란 다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러세운 <모방범>의 작가로 계속 기억에 남아있을 작가님이다. 두꺼운 세 권을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는지... <화차>, <이유없는 독>, <이유>로 연결하며 찾아 읽다 오랜만에 <가상가족놀이>로 다시 만난 미미여사님의 작품은 무척 반가웠다. 이 작품은 2011년 출간되었던 <R.P.G>개정판으로 읽어보지 않았던 작품이었기에 기대됐고 내용의 구성이 독특해 시작부터 흥미유발을 불러일으켰다.     

첫 장부터 다정하게 이메일을 주고받는 아버지와 딸의 대화로 궁금함부터 시작하더니...  

이메일과의 연관성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발생한 사건을 위해 여러 명의 형사들이 등장하여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등장하는 형사가 참 많았는데 이유가 있었다니...^^)

발생한 사건은 주택가에 40대 회사원 도코로다 료스케가 누군가에게 무참히 칼에 찔려 발견된 것.

그의 사건을 조사해가던 경찰은 발견된 증거를 통해 몇 주전 노래방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연관된 있음을 알게되고 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A코라는 인물에게 집중하지만...의혹만 있고 증거는 없다.

사건의 원인을 료스케로부터 바라보자는 제안이 새롭게 제시되고 그에 대해 파고들다보니 생전에 료스케가 인터넷상에서 가상의 가족놀이를 한 것이 드러난다.

 

료스케의 닉네임은 아버지, 그리고 누군가는 어머니, 누군가는 딸 가즈미, 또 누군가는 남동생 미노루​가 되어 친근한 가상의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인터넷 상에서 재미로 접근하였지만 친근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실제 가족같은 위안을 나눠왔을뿐 아니라 료스케가 살해되기 일주일전에는 오프모임을 통해 만나기까지 한 사실이 드러난다. 더욱이 특이한 것은 료스케의 친 딸의 이름도 가즈미이다.

(본문에서는 극중의 닉네임과 실제 인물이 헷갈리지 않도록 가상인물은 굵은 글씨로 표시된다.)

 

그의 죽음에 그의 가상가족들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료스케가 죽기 일주일 전 오프모임으로 4명이 만났었던 정황이 사건의 발단이 되는 것일까??

친딸 가즈미가 증언한 살해당하기 몇 일전 료스케를 찾아온 사람은 누구였을까??

가즈미의 증언을 토대로 경찰은 그녀에게 증인으로 출두하여 매직미러 뒤에서 가상가족들의 심문을 지켜보며 범인을 찾아봐 줄 것을 요청한다.

실제 료스케와 그의 부인은 서로 데면데면한 사이이며 딸 가즈미와도 무뚝뚝한 관계였지만 가즈미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에 대해 분노하며 매직미러를 앞에 앉아 집중하고 있다.

 

그렇게 매직미러를 사이에 두고 무대가 막이 오르고 가상가족들이 하나씩 초대되면서 그들이 가상가족이 된 경위와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오가게 된다.

첫 번째 미노루의 증언과 뒤이어 합류한 가즈미. 그리고 두 사람은 모두 어머니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지만 어머니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증명되는데...심문이 진행되는 가운데 울리는 한통의 전화를 통해 두 건의 살인사건의 유력한 증거물이 발견되었음이 알려지고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동요하게 된다.

 

작품을 읽어가면서 떠오른 두 가지는 가상공간이라는 속에서의 개인과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의 구성원에 대한 것이었다. 가상공간이기에 때로는 솔직하고 용감해질 수도 있겠지만 쉽게 자신을 속이며 거짓으로 내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위로받을 수 있고 위험해질 수도 있고...그렇게 위로받았다니 안쓰럽다. 따뜻한 단어인 가족을 지켜가기에는 가족의 구성원 그 각자의 입장에서 지켜주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온전히 조화롭게 어울어졌을 때 따뜻한 가족은 유지되겠지만 어디선가 어긋남이 생기게 되면 가족임에도 서로 외로울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모라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자식의 모습이라던가 자식의 입장에서 기대하는 부모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보았다. 나 역시도 어릴적엔 부모님에게 행동적인 혹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당연히 바랬던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나서 바라보니 부모님 역시 처음하는 부모역할 이전에는 한명의 남자와 여자였다는 사실이었다.  

처음해보는 부모역할에서 무엇이 어긋났는지...왜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풀어보지 못했는 지...왜 피차 서로를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는지...그래서 왜 이런 결론을 만들어냈는지...분노나 질투도 또 다른 사랑의 감정이었음을 언젠가 깨닫게 되면 아프지 않을까??

이 슬픈 결론이 오늘날에도 자주 보여지는 결론이라 안타까울 뿐이며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모두들 따뜻한 가족놀이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