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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도둑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1144년 8월 말. 램지 수도원의 재건을 위해 베네딕토회에 도움을 요청해오고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렘지 수도원의 '헤를루인 부원장'과 견습 수사 '투틸로'가 도착한다.
헤를루인 부원장은 근처에 있는 형제들을 만나 기부금이나 복구 작업을 위한 기술 등의 자비를 받기 위해 방문할 계획을 밝히고 캐드펠과 함께 견습 수사로 있다 세속으로 돌아온 '설리엔'의 집을 방문한다. 불치병으로 육신의 고통을 받고 있는 설리엔의 어머니 '도나타'는 투틸로가 가진 음악적 재능으로 잠시나마 고통을 잊는 감동을 받고 설리엔을 수도원으로 다시 보내달라는 청은 거절하는 대신 목재를 공급하겠다는 뜻을 전한다. 기부금을 두둑이 챙긴 후 헤를루인과 투틸로는 렘지 수도원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다.
때마침 홍수가 찾아와 강물이 범람해 혼란스러웠던 슈루즈베리 수도원은 물이 빠져나가고 진흙과 덤불로 지저분해진 수도원을 청소하며 성스러운 물건들과 함께 보관해두었던 성 위니프리드 성녀님의 관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은으로 된 성녀님의 성골함이 사라지고 대신한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다.
램지로 보내는 물자를 실어 보내던 마차에 기다란 관 같은 짐을 싣던 수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목격자 청년이 나타나고 수도원에 와서 그 수사를 지목해 주기로 한다. 그러나 수도원으로 향하던 길 청년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고 고백과 정황을 통해 범인으로 의심받은 투틸로가 감옥에 갇히는데...
성녀님과 함께 하고픈 마음에 도둑이 되기도 하고 지키기 위해 뜻하지 않은 죄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성 위니프리드 성녀님을 향한 성스러운 순종과 믿음을 앞세운 종교인의 모습이 돋보였다. 세속을 겪어내고 수사가 된 캐드펠이나 수사를 꿈꿨으나 맞지 않아서 세속으로 돌아간 견습 수사들을 보며 성직자로 뜻을 세우고 지켜가는 의미에 대해서도 떠올려본다. 경험에서 묻어나는 연륜과 한눈에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가진 캐드펠 수사는 이번에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은 지키며 융통성 있는 판단을 보여주고 어느새 캐드펠을 닮아가는 듯한 행정 장관 휴 베링어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