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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나무 아래의 죽음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3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142년 봄. 성 위니프리드 축일을 앞두고 분주한 수도원에 전투에서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주디스'가 캐드펠을 찾아온다. 시내에서 가장 큰 직물 상회의 유일한 상속인이자 아름다운 주디스에게 많은 남자들의 구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지 못한 그녀는 수녀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소명의식 없이 외부와 차단해버리길 바라지 않는 캐드펠은 진실하고 정직한 조언과 함께 얼마 뒤 방문하는 수녀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한다.
남편을 잃은 뒤 자신의 집을 수도원에 기증한 주디스는 매년 성 위니프리드 축일에 집 안 장미나무에서 백장미 한 송이를 받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렇게 3년 동안 주디스에게 꽃을 전해주었던 젊은 수사 '엘루릭'이 주디스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음을 고해성사하며 임무에서 물러나고 주디스가 기증한 집에 임대해 살고 있는 '닐'이 그 일을 대신하기로 한다. 여동생에게 맡긴 딸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닐은 장미나무가 손상된 채 장미나무 아래에서 숨져 있는 엘루릭 수사를 발견한다.
캐드펠은 범행 현장에 남겨진 발자국을 근거로 타살임을 확신하고 행정장관 휴 베링어와 함께 범인을 유추한다. 자신의 감성적인 계약으로 인해 젊은 수사가 목숨을 잃은 것을 슬퍼하던 주디스는 계약 파기를 위해 수도원으로 향하던 중 사라지고 연이어 강가에서 또 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되는데...
캐드펠 시리즈에서 강인한 여성을 자주 보지만 남성 중심인 중세 시대에서 상속권을 가진 부유한 여성이 등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재산을 탐한 수많은 남자들이 협박 또는 회유로 주디스 곁을 맴돌고 그래서 사건과 배신이 일어나는 건 어느 시대나 동일한 것 같다. 장미 한 송이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장미 한 송이로 마무리되는데 비록 장미나무는 사라졌지만 계속 자라날 장미꽃을 얻은 주디스가 행복하길...
1~6권까지 읽으며 다음 시리즈도 차례로 읽을 생각이었으나 13권을 먼저 읽게 되었다. 차례로 읽으면 수도원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겠으나 캐드펠 시리즈는 어느 편을 읽어도 무리 없이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번 역시 기발한 소재로 흥미롭게 따라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