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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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하길 바라는 조금 특별한 엄마 후코짱. 외동딸 히마리에게 집착하듯 과잉보호하는 엄마는 자주 편지를 통해 다정한 마음을 전해주곤 한다. 평소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았던 히마리는 내정되어 있던 회사 대신 사촌 언니 카호의 도움을 받아 큰아빠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하기로 결정한다. 그 결정에 후코짱은 울적해했지만 허락을 받은 히마리는 도쿄로 향한다. 도착한 도쿄에서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순간 한 남자의 도움을 받게 된 히마리는 아츠키라는 그 남자에게 고마움을 전하지만 그는 뜻밖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4년 뒤 겨울, 넌 죽게 될 거야."


혼자만의 독립생활이 시작되고 매일 같이 염려하는 후코짱의 연락을 받으며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는 히마리는 후코짱 몰래 동료 사에키와 금지된 사내연애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매년 겨울마다 히마리 앞에 나타나는 아츠키는 3년, 2년, 1년 남은 히마리의 겨울에 대해, 그녀가 만날 육체적 또는 정신적 죽음에 대해, 지금 맺고 있는 관계 속에 연관된 거짓에 가려진 진실이 시련으로 다가올 것에 대해,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풀 수 있는 사슬에 대해 얘기한다. 그저 평온한 지금의 일상을 살아가는 히마리는 자신에게 어떤 시련이 다가올지 짐작할 수가 없는데...


새내기 직장여성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 후코짱과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를 아끼는 가운데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위기와 배신 속에 현명하게 해결해 가는 히마리의 잔잔한 일상을 지켜보는 즐거움과 함께 아츠키가 예언한 죽음이 무엇일지 긴장하게 한다. 중간부터 히마리가 만날 거짓에 숨겨진 진실이 예상되었기에 히마리가 어떤 충격을 받고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 주체적이고 강한 히마리로 보였기에 마지막 흔들림은 조금 설득되지 않지만 또 그렇게 오랜 거짓말이 끝난 뒤 더 큰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된다. 거짓에 대해,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이 절로 떠오르고 겨울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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