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갬빗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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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8살의 나이에 고아가 된 소녀 '베스'는 그렇게 메듀엔 보육원에 가게 된다. 하루 2번 보육원에서 제공하는 신경안정제 덕분에 조금이나마 긴장감을 잊고 지내던 베스는 어느 날 청소하러 내려간 지하실에서 경비 아저씨 '샤이벌'이 두고 있는 체스라는 게임에 대해 알게 된다.


시간 날 때마다 지하실에 내려가 지켜본 몇 번의 구경으로 규칙을 익힌 베스는 자신도 가르쳐 달라 부탁하지만 여자는 체스를 두지 않는다는 샤이벌 아저씨를 설득해 가르침을 받는다. 매일 밤 잠들기 전 머릿속에서마저 체스를 두는 베스는 뛰어난 실력으로 어느새 샤이벌의 적수가 되지 않게 되고 이어진 기회로 고등학생들과 겨룬 대회에서 마저 모두를 이겨버린다. 그렇게 체스에 빠져살던 베스는 12살에 휘틀리 부부에게 입양되어 보육원을 떠난다.


입양되고 학교에 다니게 된 베스는 체스 게임에 나갈 계획을 세우고 다소 무모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 참가비를 마련한다. 그렇게 첫 번째 대회에 출전한 중학생 베스는 초급자가 아닌 실력자들을 상대로 주 챔피언까지 모두 이기고는 100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그리고 남편이 떠나고 혼자 남은 휘틀러 부인과 서로를 의지하며 더 많은 체스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이어가고 그렇게 모두에게 천재 소녀의 탄생이 알려진다.


소설은 천재소녀의 성장기와 더불어 베스가 어떤 게임방식으로 어떤 승부와 명성을 얻어가는지 또 승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나가는지 빠른 전개로 진행된다. 특별히 체스 규칙을 알지 못해도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고 여성은 체스를 두지 않는다는 당시 분위기를 눌러 버린 어린 소녀의 영웅 탄생 서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매번 승승장구하는 모습도 가득하지만 술과 약에 의존하게 되는 긴장감,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싸워가는 외로움, 세계적인 마스터 '보르고프'를 향한 두려움과 승부를 향한 집념 등 어린 베스가 짊어진 무게도 곳곳에서 느껴졌다. 다소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지만 소설은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준 명승부와 함께 이제는 체스를 진정으로 즐기게 된 19살의 베스를 보여주는 듯 했다.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받은 <퀸스 갬빗> 원작소설의 재미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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