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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면 ㅣ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4
헬렌 라일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6월
평점 :
자신의 굳은 결심을 전하기 위해 오랜만에 집을 찾은 이브는 아버지 휴 플라벨, 사이가 좋지 않은 이모 샬럿, 오빠 제럴드, 오빠의 부인 알리시아 그리고 사랑스러운 이복동생 나탈리가 있는 본집에 들어선다.
아버지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여성과 두 번째 결혼을 했지만 어린 나탈리를 낳고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나탈리가 상속받고 아이들을 케어하기 위해 샬럿 이모가 들어온다. 나탈리 덕분에 가족들은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독립적인 이브는 더 이상 나탈리의 돈으로 살지 않겠다며 대학 졸업 후 서점을 차려 집을 떠나 거의 의절한 채 지내왔다. 그런 이브가 집에 찾아온 이유는 자신이 곧 '짐'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위해서였는데 마침 부상으로 전장에서 돌아와 있던 나탈리의 약혼자이자 너무 늦게 서로의 감정을 알게 된 '브루스' 중위와 마주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이브의 결혼 소식보다 더 큰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는데... 밤사이 샬럿 이모가 누군가가 쏜 엽총에 맞아 공원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전날 밤 함께 있었던 플라벨 가족들과 브루스 중위를 대상으로 알리바이를 물으며 사건 조사가 시작된다. 살해도구가 사냥용 엽총임이 밝혀지자 같은 총을 가지고 있는 브루스가 걱정된 이브는 그의 총을 숨기려 행동하고 뜻하지 않은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약혼자가 언니를 사랑하는 걸 모르는 막대한 부를 가진 나탈리, 부유한 행색과는 다르게 돈에 쫓기는 오빠 제럴드, 살해도구와 같은 총을 가지고 있는 브루스 그리고 아버지 휴와 친밀한 관계의 미망인 수잔 드 상쥐 부인... 의심스러운 사람들 가운데 범죄 이유와 범인이 쉽게 유추되지 않았지만 그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방법이 모든 이유였음이 밝혀진다.
사건을 조사하는 '맥키 경감'과 함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이브'의 활약이 눈에 띈 작품이다. 예전에 읽었던 <리슐리외 호텔 살인>에 이어 <문이 열리면>으로 만난 키멜리움의 클래식 추리소설 시리즈는 요즘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당시 문학의 분위기와 고전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문이 열리면>의 작가 헬렌 라일리는 '크리스토퍼 맥키 경감'을 주인공으로 하는 30여 편의 시리즈와 수많은 작품을 쓴 미국 황금기 경찰 수사물을 개척한 유명한 여성작가라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다른 작품들마저 궁금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