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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구시키 리우 지음, 곽범신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6월
평점 :
3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기타미노베군 여아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이었던 사형수 '가메이도 겐'이 수감 중 병사한다. 당시 담당 형사였던 '세이지'는 그 사건을 떠올리면 퇴직한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다. 용의자로 의심받았던 '가메이도 겐'과 '이요 준이치'가 체포되고 이내 자백으로 진범이 확정되었지만 단순한 좀도둑이었던 그들이 정말 무참한 범죄의 범인이 맞았을까. 당시 유력한 증거로 사용된 DNA 검사 방식은 지금과 다르게 정밀도가 낮았기에 가메이도와 이요가 누명을 쓰고 수감되어 있는 것이라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마음먹은 세이지는 대학생 손자 '아사히'와 손자 친구 '데스'의 도움을 받아 SNS와 르포 형식의 취재 영상을 통해 관심을 불러 모은다. 대중의 관심이 다시 모여지던 중 신문사에 자신을 'TIGER'라 지칭하는 자로부터 살인사건 피해자의 전리품이 담긴 소포가 보내져온다. 내용물로 TIGER가 진범임이 유력해지고 유족들과 당시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모아가던 세이지 일행은 자신들이 조사 과정에서 만났던 한 인물을 떠올리며 추적해간다.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어린 소녀 '리카'와 '사나에'가 만난 범죄가 너무 잔인해서 그 상황을 힘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을 두 소녀가 떠올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정신 나간 TIGER의 정체는 도대체 누구인지 세이지 일행의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진범. 범인의 존재와 이유가 밝혀지고 30년간 감춰질 수 있었던 이유가 드러났을 때 또 한 번 분노하며 피해자들이 만난 공포와 슬픔을 똑같이 느끼게 해 줄 수 없음이 한탄스러웠다. 당시 경찰 수사를 부정한다는 생각에 재수사를 시도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그것 또한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제대로 된 처벌과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