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주받은 피 ㅣ 에를렌뒤르 형사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전주현 옮김 / 영림카디널 / 2023년 6월
평점 :
지하실에 살고 있던 70대 노인 홀베르그가 피살당한 모습으로 이웃집에 의해 발견된다. '내가 바로 그다' 범인이 남긴 메세지는 무슨 뜻인지 타살이 확실해 보인다. 에들렌두르는 피해자 홀베르그의 집과 주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과거 여성들을 겁탈한 범죄자로 고소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 여인이 여자아이를 낳았지만 몇 년 뒤 뇌종양으로 사망하자 엄마마저 뒤따라 자살했던 사실을 파악한다. 사건은 홀베르그를 죽인 범인을 찾기에 앞서 홀베르그의 과거 범죄를 찾아가며 그가 남긴 추악한 행적과 저주 받은 피의 대가를 확인한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자 살해당한 홀베르그보다 범인이 느꼈을 슬픔의 크기가 더 깊게 다가왔다. 타인의 고통에 관심 없는 무자비한 이기심으로 휘두른 성폭력은 왜 고스란히 피해자의 몫이 되어야 하는지...극단적이었지만 소중한 것을 잃고 모든 것을 끊어내고자 한 그 심정마저 공감되었다.
<저주 받은 피>는 전 세계 200만부를 판매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형사 시리즈>로 아이슬란드 미스터리, 스릴러의 고전이라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에들렌두르는 동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이면서도 가정적으로는 오래 전 아내와 이혼하고 두 아이들과도 서먹하지만 마약중독인 상태로 임신한 딸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올리와 엘린보르그 형사까지 그들의 조합으로 해결된 사건을 지켜보면서 처음 만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