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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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는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가상의 필명으로 쓴 작품 중의 하나로 한 서점 직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리처드 바크만'이 바로 '스티븐 킹'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한다. 이미 인정받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무명작가로 작품을 내놓았을 때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을 듯한데 그럼에도 마니아들을 속일 수는 없었나 보다. 나에게는 다소 낯선 소재와 상상력을 보여주는 스티븐 킹이 다른 분신으로 그려냈을 다른 색깔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고속도로 확장공사 계획이 결정되면서 대학시절부터 평생을 일해온 세탁 회사와 자신의 터전인 집이 허물어지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의 바튼 도스는 불만이 가득하다. 


아이가 생겨 서둘러 매리와 결혼했지만 그들의 첫 번째 아이는 유산되어 태어나지 못하고 두 번째로 그들을 찾아온 아들 찰리는 어린 나이에 뇌종양으로 또다시 부부의 곁을 떠났다. 더 이상의 자식 없이 도스와 매리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도로확장 공사가 결정되면서 그 평온한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세탁 회사가 이주할 새로운 공장부지를 입찰하는 업무를 맡았던 도스. 하지만 도로 확장에 회의적이었던 도스는 계약하지 않은 채 기한을 넘겨버려 회사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스스로 사직한다. 도스가 제정신인지 주변에서 떠들어대고 보상금을 받고 이주해야 하는 집도 협의하지 않는 도스를 참지 못한 매리마저 친정으로 떠나버리면서 그는 홀로 남겨진다. 


매일 밤 도로를 달리고 TV를 보다 술에 취해 잠드는 무료하고 나태한 일상이 반복되고 철거 날짜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그가 하는 반항은 현장에 화염병을 던지는 것뿐...거금을 들여 구매한 총과 구하려는 폭탄은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그의 계획은 위험해 보인다.  

 

왜 타협하지 못하고 못마땅하기만 한 건지, 지킬 수 있는 행복을 붙잡지 않는지, 그 집을 왜 떠나지 않으려는지 도스의 행동은 시작부터 잘 납득되지 않았다. 문득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프레디와 대화를 나누는 도스가 정신이상자는 아닌지 싶기도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두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도스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가운데 그가 왜 이 집을 떠나지 못하는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프레디와 나누는 대화는 어떤 의미인지 아들 찰리를 기억하는 아버지의 심정이, 가장 아무렇지 않았지만 가장 아무렇지 않았던 도스의 내면의 상처가 들려지고 이해된다. 그리고 도스가 행한 마지막 계획은... 충격적이고 아프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기인 1973년은 스티븐 킹을 홀로 키웠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해로 그가 오래도록 힘들어했다고 한다. 작품을 통해 가족을 잃은 슬픔, 남겨진 자의 고통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그 배경을 알고 이 책을 바라보니 그의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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