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평점 :
행방불명된 진노 유카리가 바다에서 한 구의 시체로 떠오른다.
그녀의 죽음에는 짐작할 수 없는 수 많은 비밀이 감춰져있는데...
간호사였던 유카리는 같은 병원 정형외과 의사 진노 도모아키와 1년간 사귀다 8년 전 결혼했다. 도쿄 부촌에 살며 잘나가는 의사인 도모아키가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유카리와 결혼했는지 유카리 본인도 의아할 때가 있다. 아이를 원하는 시부모님과 달리 아이를 낳을 생각도,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남편을 보면서 유카리는 그의 외도를 의심해보는 한편 자신이 아내가 아닌 하녀같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시어머님을 대신하여 부녀회에 참석했던 유카리는 전단지를 나눠주기 위해 방문한 이웃집에서 남편 도모아키의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미도리를 만난다.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사고로 떠난 충격에 하던 일도 그만둔 미도리는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해외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데 그런 그녀가 유카리는 부러워진다. 미도리와 친해진 유카리는 자주 그녀의 집을 찾게되고 유독 미도리는 도모아키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기업 홍보부에서 일하고 있는 커리어우먼 마유미는 취재 중 날라오는 야구공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고 그 곳에서 평생 만나고 싶지 않았던 남자 도모아키를 담당의사로 재회한다. 대학시절 치어리딩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마유미는 야구팀의 인기남 도모아키에게 아끼는 후배 A가 부적절한 행동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는데... 그 후 후배A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면서 조용히 묻어두었던 그 날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뒤 도모아키의 해명으로 직접 들려지고 당시 그가 좋아했던 사람은 마유미였음을 고백받는다. 결혼을 생각 중이던 마유미에게 도모아키는 완벽한 결혼을 꿈꾸게 하는 모든 것을 갖춘 남자이기에 그녀는 그의 마음을 받아주고 어느 날 그가 집에 놓고 간 넥타이를 건네주러 병원에 들린 마유미는 어쩌면 그가 유뷰남일지 모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진실을 찾아나선 마유미는 도모아키의 주소 근처에서 유카리를 보고 당황스럽지만 스쳐지나가고 유카리는 자신의 집 근처를 맴도는 마유미를 보면서 어쩌면 남편의 애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주위를 맴돌던 마유미를 만난 유카리는 그녀에게 다가가 내 남편과 절대 헤어지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조용히 자신의 생활을 이어가던 유카리가 가출하여 행방불명이 되자 경찰 우에하라와 여경 리코가 진노가를 찾아온다.
중간의 이야기를 건너 뛴 소설의 구성은 짐작할 수 없는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주며 진행된다. 유카리는 왜 마유미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런 유카리가 갑작스런 가출 뒤에 죽음에 이르렀는지,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앞서 펼쳐놨던 단서들은 하나씩 큰 이야기에 붙어지며 모든 이야기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비밀들은 이 모든 일들의 이유가 된다.
소설 속 등장하는 많은 그녀들 중에서 마유미의 선택과 행동은 조금 의아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드러났을 때 문득 원하던 상대보다 다른 누군가가 더 큰 희생을 당한건 아닌지, 목적을 위해 감당해야 할 앞날이 너무 버거운 건 아닌지 싶었다. 재밌어서 한숨에 읽기도 하지만 순간순간을 추리하며 아껴읽었던 이번 작품을 통해 요코제키 다이의 이름이 인상깊게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