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장미 인형들
수잔 영 지음, 이재경 옮김 / 꿈의지도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는 한 송이 장미처럼 아름답게 키워지는 소녀들이 모여있다. 정숙하고 바른 여성으로 교육하겠다는 교칙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아카데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들여다보면 평범하지 않은 일 투성이다. 시키는 대로 규율에 맞춰 지내온 소녀들 사이에서 한 명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몇년 전 테크놀로지 기업 공장부지에 새로 생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엄격한 선발기준으로 입학한 소녀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쇠창살로 막힌 창문들과 공중전화로만 통화가 되는 그 곳에서 몸에 생기는 작은 흉터도 남기지 않고 분노 혹은 규율에 맞지 않는 의문이 떠오르면 충동억제치료를 통해 신체와 감정이 완벽해지도록 교육받는 소녀들은 졸업 후 아카데미가 정해주는 진로에 따르게 된다.


 

현장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휴게실에서 우연히 만났던 '잭슨'!! 조깅시간 밖으로 나온 '미나'는 아카데미 앞에서 서성이는 잭슨을 발견하고 사감선생님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난다. 미나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대해 궁금해하던 잭슨은 미나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평범하지 않은 아카데미 생활을 염려하고 둘은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미나는 언제가부터 눈빛이 달라지고 작은 반항을 일삼는 모범생 '밸런타인'이 자꾸 눈에 밟힌다. 오픈 하우스가 열린 날 미나는 발렌타인과 대화한 후 이유없이 울던 '레논로즈'의 모습이 걱정되어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찾아나서지만 보이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집으로 떠났다는 사감선생님의 말이 전해지지만 신발도 그대로 두고 떠난 친구가 걱정된 미나는 다시 만난 잭슨에게 레논로즈의 행방을 찾아봐주길 부탁한다.  



레논로즈를 그리워하며 그녀의 방에 들어간 미나는 침대 밑에 숨겨져 있던 시집을 발견하고 <날카로운 막대기를 든 소녀들>이라는 시를 읽은 뒤 많은 생각이 밀려온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사감선생님이 전해주는 비타민을 먹지 않은 미나는 어제와 이어진 오늘을 기억하며 깨어나고 발렌타인의 변한 눈빛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 시드니, 마르셀라, 브린 등과 이야기를 공유하며 조금씩 아카데미의 생활을 제대로 보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처한 상황의 부조리를 자각하고 투쟁하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았고 페미니즘 소설의 대표작으로 꼽는 <시녀이야기>를 잇는 작품이라 해서 더욱 관심이 갔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발랄한 소녀들의 모습이 하이틴 소설의 느낌도 들게하지만 점점 비논리적인 방법과 힘으로 억압하는 아카데미 안의 모습에 장미로 키워지는 불순한 의도와 음모를 의심하게 한다. 그리고 하나씩 몰랐던 사실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소름끼치게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소녀들의 반항이 성공하길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동안 예상보다 더 충격적인 결말이 들려진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소녀들을 제외하고 교육시키고 감시하고 통제하고 지시하는 건 모두 남자들로 순종적이길 바라는 그들 앞에서 장미처럼 키워지는 소녀들을 바라보면서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인식이나 시선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깨어날 것인지, 수긍할 것인지, 저항할 것인지 되묻는 메세지를 전달받는다. 잔혹 동화와 판타지 스릴러의 묘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던 책은 덮고나서도 소녀들이 눈에 밟히는 여운을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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