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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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던 <한자와 나오키>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세계가 궁금하던 중 '일곱개의 회의'가 신간으로 나타났다. 2013년 4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도쿄겐덴이라는 회사를 중심으로 그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빌려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한다. 은행원 출신이었던 경험 때문인지 이케이도 준이 그려내는 작품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하고도 복잡한 심리와 관계에 대해 공감있게 그려내는 것 같다.


대형 종합 전기회사이자 대기업 소닉의 자회사인 도쿄겐덴!! 영업 1과의 꽃이자 최연소 과장인 '사카도'는 실적부진으로 상사의 질책만 받고 있는 영업 2과 과장 '하라시마'와 다르게 오늘도 눈부신 성과를 자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카도가 만년계장 '핫카쿠'의 고발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위원회에 회부된다.


그 동안의 빛나는 실적을 낸 사카도인 만큼 단순한 견책으로 끝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인사부 대기 발령이 나고 사카도의 후임자리는 뜻밖에도 하라시마로 결정된다. 그리고 새로운 자리에서 업무를 시작한 하라시마는 만년계장 핫카쿠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되는데... 


경리부에서 일하는 '닛타'는 이전보다 높은 단가로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한 영업부에 의구심을 품고 따져 묻지만 냉담한 반응만 받을 뿐이다. 불쾌함과 호기심은 파지 말아야 할 것을 파헤치고 결국 뒷감당은 본인의 몫으로 남게된다. 


고객실에서 고객의 불만사항을 처리하던 '사노'는 최근 불만이 많아진 의자제품에 대해 의문이 품는다.그 의문의 끝에 드러난 진실로 정의구현에 나서보지만 역부족하기만 한데...그 때 모든 것을 알고있는 누군가가 고발해온다.


도쿄겐덴 영업부, 경리부, 고객실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등장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조직 안에서 한없이 힘없는 개인의 씁쓸함, 앞서고 싶은 의욕에 눈이 멀어 정의를 거스르는 비뚤어진 야망, 정해진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시작, 묵묵하고 고독하게 지켜온 자리에서 결국 신념을 앞세우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흥미로운 시작과 함께 들려진 사연들을 읽을 때만 해도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모아질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점점 읽어갈수록 개인이 선택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사건이 드러나고 결말에 이르러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폭발한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곳 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누군가에게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아갈 것이다.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 곳에서 개인이 추구하고 바라는 부분은 천차만별이자 그 안에서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둘지 정의롭고 또 정의롭지 못할지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추악하고 비열함을 선택한 것도 정의를 앞세워 자신다움을 지키는 것도 나름 이해되었다.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지만 읽기 시작하면 술술 넘어갔던...이번에도 이케이도 준을 한 번 더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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