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을 만나고 두 가지 사실이 날 놀랍게 했다.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양장본에 환상적으로 예쁜 표지를 보고 반해서였고 또 하나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도쿄타워의 내용과 달라서였다. 이 작품은 마츠모토 준 때문에 봤던 영화 <도쿄타워>가 아닌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도쿄타워>였으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아닌 릴리 프랭키의 소설이었다. 이제서야 이 책을 만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 작품은 마사야가 들려주는 그의 인생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후쿠오카 고쿠라에서 태어나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 별거를 결정한 어머니를 따라 외가가 있는 치쿠호에서 살던 학창시절, 그리고 대학을 진학하며 홀로 시작한 도쿄생활 그리고 이런저런 시행착오와 혼돈의 시간을 보내며 적응해가는 마사야의 사회생활과 어머니와 함께한 도쿄의 생활까지...그의 인생이 순서대로 들려진다. 



그가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또래 친구들, 이웃, 친척들과 나누는 우정과 정감이 가득 보여지고 마사야를 위해 때때로 나타나 나서주는 아버지와 그의 인생 내내 믿어주고 지켜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함께한다. 문득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러하지 않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마사야의 인생과 추억은 나에게도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래서 어떤 줄거리로 요약되기보다 마사야의 인생은 고스란히 내 머릿 속에 들어오고 마사야가 느끼는 마음은 그대로 내 마음에도 전해진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마사야에게 최선을 다해 준 어머니, 언제나 마사야를 믿고 강하게 키워주신 어머니, 자신의 희생으로 마사야를 성장시켜준 어머니. 무엇보다 그의 인생에서 조용하지만 커다랗게 존재했던 어머니를 모두 지켜봤기에 전해지는 감동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나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존재해주시는 고마운 나의 어머니의 여러 모습들이 떠올랐기에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      



릴리 프랭키 작가님의 자전적 경험을 써내려갔다는 이 이야기는 자신이 겪은 그 순간, 그 후회를 그냥 둘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책을 덮으며 멋진 작품을 만나서 좋았다고 느꼈다. 동명의 작품과 전혀 다른 분위기와 감성을 전해준 이 작품을 왜 전철과 버스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는 것인지 알게되었다. 결말이 다가온다면 조용히 홀로 울 수 있는 곳에서 읽기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