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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평점 :
이 작품은 출산 후 세상을 떠난 아내 그리고 홀로 남은 채 어린 딸을 키우고 있는 실제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와 딸이 함께 찍힌 사진 한 장을 보고나서 이 책이 궁금해졌고 한해를 맞이하며 살아있는 모든 순간의 감사함을 되새겨보고 싶어졌다.
10년 간 함께 살며 둘만의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던 톰과 카린에게 갑작스러운 순간이 찾아든다. 출산 한달 반을 앞두고 카린에게 찾아온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단순히 감기이거나 폐렴인 줄 알았지만 병명은 급성 백혈병으로 진단되고 임신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제왕절개로 출산 역시 앞당겨진다. 힘들어하는 중에도 아이의 이름을 정해 준 카린의 뜻대로 태어난 딸아이는 '리비아'로 불리우고 조숙아로 태어나는 것을 걱정했지만 다행히 건강하다. 병원에서 카린과 리비아 사이를 오고가던 톰은 다시 돌아올 행복을 바래보지만 결국 카린의 심장은 활동을 멈춰버린다.
카린이 떠나버린 이후 집으로 돌아온 톰은 카린이 남겨진 흔적과 10년간 함께한 추억을 회상한다. 뒤늦은 청혼에 승낙받고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끝내 부부의 연을 맺지 못한 탓에 리비아는 카린의 딸은 되지만 톰의 딸이 되지 못하는 엉터리 같은 일을 만나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떠난 카린으로 인해 톰이 만나게 된 세상에서 그녀가 남겨준 리비아를 돌보며 톰은 카린을 추억하고 점점 커갈 리비아의 모습도 그려본다. 그리고 어느 새 자라 어린이 집에 들어서며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리비아를 바라본다.
읽기전에는 막연히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운 아버지의 가슴아프고 눈물겨운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대화체에서 큰따옴표도 없이 묵묵히 전해주는 이야기는 담담하게 흘러간다. 감성을 자극하기 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카린과 남겨진 톰, 어린 딸을 두고 돌보지 못하게 된 카린과 엄마를 볼 수없는 리비아의 상황이 안타깝게 다가올 뿐이다.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을테지만 조용히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카린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엿보였고 오랜 추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사진 속에서 밝게 웃던 톰과 리비아에게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