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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 (한글판 출간 1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1978년에 발표된 웨스팅 게임은 미국도서관협회로부터 뉴베리상을 받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을만큼 추리소설의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도 2008년에 처음 소개된 후 10주년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웨스팅 게임은 사건이 일어나고 누군가가 주도적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제목 그대로 백만장자 웨스팅이 내놓은 게임의 규칙대로 범인이 누군인지 찾아내는 것이다. 200만 달러가 넘는 유산의 상속자로 지목된 16명은 주어진 단서를 가지고 범인이 누구인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부동산 중개인인 60대의 바니 노드럽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선셋타워를 임대해준다는 우편물을 실수로 보낸 한 통을 포함하여 정확히 6통 발송한다. 그 결과 선셋타워에는 6집이 새로이 입주하게 되는데...발 전문의사인 제이크 웩슬러 가족, 중국 음식점을 경영하는 제임스 후 가족, 선셋타워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게 된 조지 테오도라키스 가족,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비서 시델 펄레스키, 흑인여성판사인 포드, 오래 전 딸을 잃은 웨딩드레스 재단사 봄배크이다.
선셋타워 건너편에는 웨스팅제지회사의 회장이자 백만장자인 웨스팅의 낡은 저택이 자리잡고 있다. 어느 날 웨스팅이 변사체로 발견되자 그의 변호사는 16명에게 편지를 발송한다. 편지의 내용은 웨스팅의 유산상속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명되었으니 내일 유언장 낭독에 입회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웨스팅 저택에 선셋타워에 살고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포함하여 남녀노소 16명의 사람이 모인다. 그리고 웨스팅의 변호사는 유언장의 내용을 읽기 시작하는데...
"나 새무얼 W 웨스팅은 나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니라는 것을 엄숙히 선언하는 바이다. 나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은 바로 너희들 중 한명이다!" p49
2명씩 쌍을 이루어 나눈 후 각 쌍에게는 단서가 제공되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이 이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이자 유산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웨스팅 게임이 시작된다.
웨스팅 게임은 문득 일드 '라이어 게임'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토너먼트로 긴박하게 이어지던 드라마와는 다르게 각 쌍은 나누어가진 단서를 가지고 각자의 방식대로 추리하고 조사해나가는데...그 과정에서 추리보다는 캐릭터들의 성향과 사연이 좀 더 활발하게 그려졌다.
영어권에서 쓰여진 작품이라 주어진 단서의 숨은 의미가 생소하게 다가오긴 하지만 한글이었어도 알아내긴 쉽지 않았을 듯 하며 오래전에 쓰여진 작품이라 전개나 스토리에서 고전적인 느낌도 전해진다. 논리적이고 기발할수록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추리소설은 어려서부터 정말 좋아했던 장르였다. 곳곳에 숨겨두었던 힌트와 마지막 반전이 인상깊었던 이 작품은 구성의 기발함을 가진 독특한 추리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