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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스의 검 ㅣ 와타세 경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6월
평점 :
좋아하는 일본 작가를 떠올리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어느 새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이름이 동시에 떠오른다. 최근 1~2년 사이 많은 작품이 소개되었고 그 작품들마다 색다른 주제와 다양한 장르로 나에게 감탄을 전해주었다. 이번에는 그의 작품에서 활약하던 와타세 경부를 주인공으로 하는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1편 '테미스의 검'이다.
호텔 주변에 위치해있는 소박한 부동산. 그곳에서 부부가 피살된 채 발견되고 막 형사생활을 시작한 와타세는 상사 나루미와 함께 출동한다. 금고에 있는 돈도 사라졌을 뿐 아니라 숨겨진 부업으로 고리대금업을 했던 부부였기에 금전관계에 초점을 두고 수사하던 중 25세의 아키히로가 용의자로 구속된다. 물불가리지 않는 성격의 나루미의 강압수사 그리고 기소될 수 밖에 없는 증거물로 인해 그는 재판에 넘겨지고 사형을 선고받는다. 항소를 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던 그는 끝내 사형수를 지우지 못하고 투옥되고는...
무언가 찜짐함을 남겨주었던 아키히로의 사건을 뒤로하고 나루미가 퇴직하고 와타세가 다른 상사를 모실 때 또 다시 두 건의 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두 건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문이 떠오른 와타세는 잡힌 용의자를 심문하며 자신의 의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선택을 하며 정의와 속죄를 향해 전진해간다.
사건추리와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점이 아닌 경찰과 검찰이라는 위치에서 죄를 밝히고 심판하는 과정이 어떤 판단과 정의, 냉정함과 공정함이 있어야 하는지 와타세의 활약은 여러가지 생각을 전달해준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미스는 두 눈을 가리고 양손에 심판의 저울과 검을 들고있는 율법의 신이다. 정의의 방향이 죄인을 벨수도 있지만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면 집행자 역시 죄인일 수 있다는 말은 충분히 와닿았고 과연 신이 아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라면 거대한 조직에 맞서 자신이 믿는 윤리와 정의를 앞세워 나아갈 수 있을까 싶다.
애송이였던 와타세가 베테랑 경찰로 성장하는 과정과 그가 지켜내는 신념을 보여준 이번 시리즈에는 항상 그러하듯 전작의 등장인물들이 살짝살짝 등장해 반가웠다. 반전은 없지만 문제지적을 통해 사회파 미스터리의 매력을 모두 보여준 '테메스의 검'도 멋졌고 와타세 경부 시리즈는 '네메시스의 사자'로 이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