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고전 (합본 뉴에디션) - 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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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오래된 미래다.’는 말이 고전을 가장 잘 설명하는 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먼 과거, 이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쓰인 고전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부분 고전은 오래되고 낡고 지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싶다. 그러나 고전은 당시 사회상과 당대 사람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 과거 사람들의 삶도 지금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어떤 한 사회나 인간이 갖는 문제는 시대에 따라 내용은 다를 수 있으나 본질은 같다. 우리 사회는 늘 차별, 편견, 부와 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우리 인간은 저마다의 내적 갈등을 안고 살아간다. 고전은 그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해결책이다. 마치 인간사의 백과사전 같다.
나는 고전을 아끼는 마음이지만, 사실 고전을 읽기란 쉽지 않다. 어렵고 지루한 건 어쩔 수 없다. 나처럼 고전을 읽고 싶지만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이 <3분 고전>이 답이다. 이 책은 <사기>, <논어>, <공자> 등 여러 유명 고전을 싣고 있다. 또한 구절과 한국어 해석까지 간결하게 담겨 있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루하지 않게 여러 고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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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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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늘 끝에 사람이>는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 노동권 투쟁 등 한국 근현대사를 sf, 고전 설화, 호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로 풀어낸 단편 소설집이다. 각 단편은 역사적 사건에 적합한 장르와 어우러진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이야기가 만나는 새로운 스토리에 독자는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역사적 사건을 다양한 장르로 풀어낸 작가의 능력이 탁월하다. 작가는 거침 없고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긴다.
그동안 한국이 겪은 아픈 역사가 녹아 있는 책이기에 모든 단편이 유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가장 인상적인 단편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바늘 끝에 사람이>이다. 이 단편은 효율을 위해 기업이 노동자의 신체를 기계로 교체하는 미래의 이야기다. 기업은 노동자에게 신체를 기계로 갈아끼우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고, 심지어 교체된 인공 신체에 대한 금액을 대출해주고 대출금을 갚기 전까지는 해당 인공 신체를 기업이 소유한다.
유독 이 이야기가 인상적인 것은 SF적 성격이 강하지만 아주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진 않기 때문이다. 소설 속 기업은 노동자들의 신체의 자유를 빼앗고 인권을 무시한다. 사람보다 효율성이 우선이 되는 세상이다. 인공 신체를 강요하지는 않을 뿐, 소설 속 기업과 노동자의 양상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과연 이게 미래에 벌어질 가능성만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인공 신체를 강요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또한 지금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국가, 기업, 대중 등 사회가 자행한 폭력을 색다른 방식으로 되새길 수 있는 소설이다. 작가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고통스런 역사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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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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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동물, 사람 등 다양한 공포증과 강박증을 한 데 모았다. 제목처럼 공포증과 강박증에 대한 ‘사전’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포증도 있다고?’ 또는 ‘이 정도가 강박증이라고?’ 싶을 만큼 수많은 공포와 광기를 담아냈다. 그중에는 고소공포증, 환공포증, 결정장애, 과대망상 등 우리에게 익숙한 현상들부터 튤립광, 비틀스광, 단추공포증 등 이름부터 생소한 현상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겁이 많은 편이라 대부분의 동물, 특히 개, 놀이기구 등 무서워하는 게 많다. 책을 통해서 그동안은 그저 ‘겁이 많아서 무서워 하는 거겠거니..’ 하고 넘겼던 것들도 공포증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자체로 놀라웠다. 그외에도 이미 겪고 있는 발표공포증, 적면공포등 등도 언급되어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극복법을 몰랐기 때문에 스스로 깨달을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비록 나는 극복 방법를 몰라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렇게 누군가 심리적인 극복 방법을 알려준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나도 몰랐던 나의 공포증과 강박증을 알고 싶다거나, 이미 공퐁과 강박증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저 겁이 많은 것, 성격이 안 좋은 것을 넘어 나의 상태를 정확히 알게 되는 것만으로 공포증과 강박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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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우주다 -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왜 이것이 중요한가
디팩 초프라.미나스 카파토스 지음, 조원희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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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인문학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과학 도서는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과제다. 책을 편식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면 괜히 의식적으로 과학/정치/사회 분야의 책에 기웃거린다. <당신이 우주다>도 그런 맥락에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당신이 우주다>는 여느 과학 도서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인문학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빅뱅 이전부터 현재까지의

우주를 설명하며 우주의 근원을 파헤친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들, 인간의 고찰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즉, 우주란 단순히 실재하는 어떤 공간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이리는 것이다.

이라한 저자의 우주관은 이 책을 단순한 과학 도서가 아닌 신선한 철학 도서로 느끼게 만들기 충분하다.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 진정한 우주를 다 알게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우리는 우주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 체 죽게 될 것이다. 마치 신의 존재와 같다.

때로는 이러한 무지가 주는 막연함이 허무함과 공허함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섭리를 깨닫는 건 불가능하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는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범주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모든 섭리는 인간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개의 우주가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는 각자 저마다의 우주를 안고 살아간다. 우주의 실체가 어떻든 간에 중요한 건 나의 우주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일 것이다.

우주와 철학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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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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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은 꿈을 찾아나선 한 소녀의 순수함이 어른들에 의해 더럽혀지고, 그 고통을 온전히 소녀가 감당해내는 아주 이상하고 불쾌하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우리가 이 이상하고 불쾌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익숙함에 있다. 이런 이야기가 단지 소설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어른들의 더러운 유혹과 세상의 냉혹한 차별을 경험할 수 있다.

주인공은 집안의 맏이로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수영을 하고, 친구가 많지는 않아도 베스트 프렌드는 있는 그런 평범한 소녀다. 평범한 소녀 인챈티드는 가수라는 꿈에 도전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유명 가수인 코리 필즈를 만나게 된다. 코리는 오디션에서 탈락한 인챈티드에게 재능이 있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는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은 인챈티드와 코리를 떨어뜨려 놓고자 한다. 하지만 이미 인챈티드는 코리에게 세뇌를 당했고 자신이 피해자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점점 지킬앤하이드로 변하는 코리에게서 끝까지 사랑을 찾으려고 한다.

인챈티드의 주변인들 그리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인챈티드의 행동이 답답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나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마저 놓으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인챈티드를 진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렇게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당사자가 아니고, 이 소녀처럼 어린 아이도 아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엿한 성인인 나조차도 인챈티드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코리에게 당하지 않았을 거라고 자신할 수 없었다. 그만큼 정신적인 지배, 즉 가스라이팅은 무섭다. 심지어 아직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책 속에서는 마약, 폭력, 살인 등 심각하고 폭력작인 장면이 수없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가장 무서웠던 건 피해자 자신이 피해자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가스라이팅이고, 그루밍 성범죄인 것이다. 누군가의 착하고 여린 마음 그리고 안쓰러운 처지를 이용해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짓은 인간이라면 할 수 없다. 한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른다. '미성년자의 상상력과 성인의 상상력은 천지차이야.'라는 대사가 떠오르는 소설이다.

상당히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등장하는 책이지만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법한 소설임은 틀림 없다. 청소년들이 <그로운>을 통해 조금은 험난한 이 세상을 간접적으로 배우길 바란다. 직접적으로 배울 필요는 없는 일들이다. 또한 청소년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을 비롯한 성인들도 이 책을 통해 그루밍 성범죄나 가스라이팅에 대한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나는 안 넘어갈 수 있어.'라는 안이한 생각은 '진도 8의 지진이 나도 나는 무사할 수 있어.'라며 최소한의 대비도 하지 않는 안전불감증과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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