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제시 앤드루스 지음, 김보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책소개

쓰레기 같은 영화를 만들고, 여자 친구의 죽음을 경험하며
쿨한 소년은 어른이 되어 간다.
2015년 제31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수상 영화 원작 소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죽음을 다룬 가장 웃긴 이야기

제시 앤드루스의 데뷔 소설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는 유쾌하지만 냉소적인 성격을 지닌 영화광 소년이 백혈병에 걸린 여자 친구를 돕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독특한 소설이다.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처럼 불치병에 걸린 10대 청소년이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여타의 작품과 달리 멜로드라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의 상처 받은 내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하며 삶에 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하는 작품이다.



[나의 감상] 


서평단 소개시 책소개를 읽고 나서 재미있을꺼라고 생각이 들어 신청을 했고, 출판사에서 택배로 너무나 꼼꼼하게 게다가 서류 봉투 안에 노오란 책이 나를 너무도 설레이게 했다.


하지만 서두 부터 이 책의 저자, 그렉 게인즈의 서문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고개가 갸우뚱 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책을 읽으라는건지, 책을 읽지 말고 덮으라는건지, 왜냐하면 책 서문에서부터 이책의 저자인 그렉 게인즈인 "나"라는 화자가 이 책을 왜 쓰고 있는건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며, 영화감독인데 책을 쓰고 있다고 하며, 시작부터 살짝 그렉이라는 주인공..즉 "나" 가 굉장히 시니컬하고, 말장난을 좋아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부터 시작된 스토리는, "나" 인 그렉의 일기장을 엿보는 것 같았다. 일기장 겸 끼적이기를 좋아하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 아주 평범하지 않은 그렉의 가늘고 길게, 눈에 띄지 않고 적당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본인 스스로 다른 학생들로 선을 그어 놓고, 그 선에서 딱 한 걸음 뒤로 가 있는 딱 시니컬한 사춘기 소년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런 시니컬한 그렉에게도 그렉과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친구인 얼이 있다. 얼은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여 욕설은 기본이며 줄담배와 음주도 서슴치 않은 진짜 괴짜나 흔히 또라이 스런 흑인 소년이다.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들의 조합은 비주류 영화를 좋아하고, 본인들의 스타일로 일명 "병맛"같은 아마추어 영화를 비밀스럽게 제작하고, 관람하는 공통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렉의 가정은 너무나도 훌륭해서 깜짝 놀랬다. 이런 가정에서 그렉과 같은 시니컬한 아들이 나올수도 있고. 이런 아들을 충분히 존중해주는 부모님이 계셨다. 그렉의 교수 아버지와 삶을 논할때의 얼의 의외의 모습과, 겉으로 보이는 얼의 모습이 아니, 자신들의 아들인 그렉의 친구인 얼로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렉이 한때 알았던 레이첼이라는 소녀가 현재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그렉의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되고, 그렉의 어머니는 그렉에게 레이첼과 친하게 지낼것을 독려하며 나 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모두 등장하며 스토리가 진행되어 간다. 그렉은 투덜 거리면서 억지로 레이첼과 친해지며, 얼까지 이들의 관계에 끼어들게 되고, 그렉 몰래 얼이 레이첼에게 이들의 영화를 보여주게 된다. 통통튀고 발랄할 것 같은 레이첼과 얼의 조합도 신기하였지만, 이들의 요상한 영화를 레이첼은 좋아하게 되면서 이 세사람은 친구가 되어 간다. 


책을 읽으면서 아메리칸 유머가 이해하기 어렵고, 그렉의 일기장에 끼적이는 것과 같은 몇몇 이야기들은 동감하기 어려워 책이 재미없다고 느껴졌지만 책 후반부로 갈수록 나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특히 레이첼을 위한 영화를 그렉의 온전한 자신만의 의지가 아니라, 상황에 엮어서 어쩌다 보니 레이첼을 위한 영화가 제작되고, 이 영화를 그렉과 얼이 만든 영화중에서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입소문을 타는 과정이 너무 유머스럽게 그려져서 이부분은 정말 즐겁게 읽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렉의 말투에 익숙해졌는지 이런 류의 소설은 뒤에 꼭 병마에서 싸워서 레이첼이 이기던지, 혹은 둘 사이에 사랑이 싹 틔여야 하지만. 전혀 그런 일 따위는 생기지도 않았다는 시니컬한 그렉의 자조적인 약간 체념적인 말투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정말 제일 중요할때 얼이 그렉을 향해 서로 싸우면서 외치는 말들이 너무나도 좋았다. 나는 그렉보다 얼이 완전한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었다.  레이첼을 계기로 오히려 얼이 비주류에서 주류쪽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때 비로소 그렉도 성장을 시작하는 구나 라고 느꼈다.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이들 스스로 성정하고, 인생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깨우지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줘서 한편의 성장 소설을 읽은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의 마무리를 보고 아 이래서 그렉이 이 책을 썼구나라고 느끼며 깨알처럼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깔깔 거리며 웃고 나서, 책을 다 읽고 책의 서문을 읽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 졌다. 

여전히 그렉은 고민하고 시니컬하지만 분명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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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 줄게
소낙연 지음 / 다향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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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연 장편소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날, 공하율은 탐정사무소를 하는 아버지의 의뢰인인 천강건설의 상무이사, 태건우를 만나게 된다. "하율 씨 어머니와 제 어머니, 두 분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그리고 심상철. 하율 씬 트라우마가 남았고, 내겐 다른 게 남았죠. 이제 답이 됐습니까?" 그가 쫓고 있는 사건은 과거 하율과도 얽혀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건을 파고들수록 건우도 하율도 위험해져 가는데….

 

 

[남주] "천강의 개" 가 되어 대그룹인 천강의 서자로 자신의 인생 10년을 저당잡히고, 오로지 여주를 위해, 여주를 위한, 이시대의 순정남 태건우

[여주]  게임회사 베타테스터에서 게임회사 기획팀장이 되서 성장하여 돌아온 그녀. 그녀의 뒤에는 늘 태건우가 있었던, 태건우의 여자 공하율

 

[나의 소감]

 

연재때 띄엄 띄엄 읽어 보았고 출판 되기만을 기다린 책인 "지켜줄께" 서평 이벤트가 있다는 공지글을 보고 이번에는 제발 꼭 되길 바랬고, 출판사의 배려로 지원자 모두 당첨이라는 소식을 듣자 마자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책이 오기만을 눈꼽아 기다렸다.

서평 도서 받자 마다 사진을 찍는 일은 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사진 역시 찍어 놓았다.

 

우선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재밌다. 그리고 중저음의 목소리인 "지켜줄께" 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요즘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혹은 누군가를 지켜줄께 라고 듣고 싶기도, 혹은 하고 싶기도 했기때문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책 프롤로그 부터 흥미 유발하며, 책에 빠지게 된다.

미국 지사 파견 4년만에 돌아온 여주 공하율은 공항에서 수하물을 분실하게 되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이 바로 이혼 서류를 보낸 남편인 태건우였다. 이혼했다고 생각했던 태건우가 공하율에게 "여보~" 라고 부르는 순간부터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책을 완독해 버렸다.

 

여주 공하율과 남주 태건우는 과거 일어났던 사건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태건우에 비해 어렸떤 하율은 과거 일어났던 사건으로 "피" 만 보면 공포감을 생기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고 있다. 공하율의 아버지는 과거 유망한 형사였지만, 이제는 근근히 탐정 생활을 하며 지내며, 이때 사건의 피해자인 태건우를 만나 보살펴 주고, 물심양면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그 도움으로 태건우는 건실한 청년이 되었고, 하율의 아버지로 인해 하율을 간접적으로 계속 알게 된다.

 

과거의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태건우와 하율의 아버지는 계속 사건을 추적해 왔으며 이로 인해 이들에게는 계속 위험한 일이 생겨 책을 읽는 동안 추리/사건/미스테리/스릴러/로맨스를 오가며 긴장의 끈을 독자인 나로 하여금 놓치지 않게 한다.

 

남주 태건우가 여주 공하율이 좋아하는 소지섭(이는 실존 인물인듯)을 닮아 여주가 더 이끌려 하는 장면도 공감이 되었고,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가는 것도 책이 진행될수록 사건의 흐름과, 감정의 흐름이 같이 연개 되어 책이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깨알같은 악연인 조연들이 은근히 착해서 작가님의 기본 성향이 착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태건우의 할아버지도, 그리고 형의 약혼자인 그녀도, 건우와 하율을 떨어뜨릴려고 하는데, 오히려 두 사람의 강력 접착제가 되어주고, 하율이 모르는 정보를 쏙쏙 가르쳐 줘서 하율로 하여금 건우에게 더 마음이 깊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이 작품의 조연들까지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책의 마무리에서는 정말 설마..설마 했던 사람이 법인으로 해결이 되어서 좀 허탈한 감은 있었다.

정말 태건우가 힘든 삶을 살고, 오로지 하율을 위해서 모든걸 포기했구나 싶어서 태건우만한 하율 바라기 같은 남주가 또 있을까 싶었고, 여주 역시 민폐형이 아닌 호감형에다가 성장하는 캐릭터라서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오해로 인해 떠나긴 했지만, 남주에게 대 놓고 의지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의문을 던져서 본인이 오해를 풀어나가면서 남주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과정이 신파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인정할건 인정하는 멋있는 여자였다.

 

책을 다 덮고 나선 드는 생각은

이 작품이 소낙연 작가님의 처녀작인데 대체 다음작은 어떤 재미를 더 주실지 기대가 된다.

 

이 책에 대한 나의 별점은 4.0!!!! (신인작가 처녀작이셔서 0.2점 더 드림..!!!!)

 

 

본 서평은 "뿔 미디어"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지켜줄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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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출판사 책 소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메튜 퀵이 심오하면서도 유쾌한 소설로 돌아왔다. 돈 많은 남편 덕분에 호사를 누리며 살던 나, 포샤 케인은 못 볼 걸 보고야 말았다. 남편이 어린 것 하고 붙어먹는 불륜 현장을 봐버린 것이다. 분명 슬퍼야 하는데 눈물은커녕 박장대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내 결혼생활이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는 깨달음과 함께 드디어 영혼 없는 시간을 끝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남편의 중요한 부분(!)을 거칠게 한방 먹이고는 힘차게 대문을 나섰다. 

이제라도 내 인생을 바로잡겠다는 다짐으로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났다가 너무나도 슬픈 소식을 듣게 됐다. 내가 정말 사랑했던 고등학교 선생님이 가르치던 학생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 폐인이 된 채 사라져버렸다는 것. 이 소식을 듣자마다 어떤 새끼가 무엇 때문에 우리 선생님을 사정없이 팬 건지 부글부글 화가 끓어오르면서, 동시에 비장한 사명감이 나의 전의를 뜨겁게 달궜다. 

'선생님을 구하자.' 선생님을 절망에서 일으켜 세우고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게 해야 한다. 선생님을 구하는 것이 잘못 살아온 지난 시간을 구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내 인생의 유일한 선(善)이니까. 선생님이 발급해준 '공식 인류 회원증'을 머리 위로 번쩍 들고, 이제 나는 선생님을 구한다.


[나의 감상] 





이 책을 처음 받아 본 순간..책 앞 표지에 적혀 있던 

"사랑은 실패 할지 몰라도, 

인생은 실패 할리 없어. 

내가 너를,

너를 내가 구해줄 테니까"


이 구절을 보는 순간부터 난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책이 나를 구해줄 것 같았다.

아니..반드시 이 책은 나를 구해야 하는 사명감을 지녀야만 했다.


하지만,


책의 서두부터 나를 충격으로 몰아세웠다. 우리의 인생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하였지만, 시작부터 강렬했다.


포샤 케인은, 어린 나이에 남편 켄을 만나 호화롭게 살았지만, 켄은 포샤를 존중하지 않았고, 그녀의 꿈을 비웃었던 사람이었는데, 어느날 포샤는 남편이 미성년자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제대로 목격한다. 제대로 복수하고픈 생각에 옷장에 대기까지 하지만, 막상 남편과 마주치니 정작 이 모든 것이 우스운지, 이별을 고하고 만취한 상태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겠다고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 만취한 상태에서 비행기에서 매브 수녀를 만나, 그녀에게 무례하게 대하지만, 매브 수녀는 포샤에게 친절하게 대해준다.


난 포샤가 집으로 돌아오면,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해줄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정작 집으로 돌아온 포샤가 더 가여워졌다. 포샤 주변에는 대체 제대로 된 어른이 없었다. 온통 문제 투성이였고, 삐그덕 거리는 인생들이었기 포샤가 가진 당당함이 오히려 대단해 보였고, 혹은 당당한 척 하는게 아니었을까 하며 그녀를 의심했다.

그녀의 집에 돌아오면서 부터 얽혀지는 이들의 인간관계는 참 아이러니 했다.


러브 메이 페일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무엇이든지 하나씩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제대로 된 인간들이 없었다. 어찌보면 포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네 인생들은 어디로 흘러 갈지 알 수 없고,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군소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기에 어떤 이와 스쳐지나가는 만남이 우연일 수도 악연일 수도 혹은 운명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만남들 속에 시간은 흐르고 우리네 인생도 흘러갔다.


이런 인물들은 한때 인생의 장미빛을 꿈꾸었던 청춘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샤가 집으로 돌아온 현재 상황은 

포샤는 남편에게 배신을 당했고, 포샤를 짝사랑했던 누군가는 마약에 빠져 청춘을 허비 했으며, 그녀의 친구는 미혼모로 우울하게 살아간다. 포샤에게 한때 구원이자 희망을 주었던 버논 선생님은 가르치는 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절음발이가 되어 세상과 담을 쌓고 생을 끝내려고 한다. 그리고 포샤..그녀의 어머니는 스스로 쓰레기 더미속에 살며 변하는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실망하며 사소한것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바로 그 사소한 것 때문에 살아가는게 행복하다.

이 모든 사소한 우리의 삶이 <러브 메이 페일> 에 담겨져 있다.


- 아무 일도 안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p.41)



4가지 챕터에서 서로 다른 주인공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에 배신 당한 포샤는 한때 그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버논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비행기에서 만난 매브 수녀의 말처럼 인생의 모험을 바로 버논 선생이 다시 교단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실에 묶여져 있는 것처럼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랑에 배신 당했지만 그녀는 또 다른 사랑을 만나서 성장하게 되고, 버논 선생님 역시 포샤에게 구원을 희망을 주었던 것 처럼 그녀를 계기로 구원 받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 우울한 인생들의 나날은 여전히 우울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며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나는 세상은 기적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기적을 이루는건 뜬금없이 하늘에서 내려 온 한 줄기 빛이 아니라, 기적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의 의지와 행동력 즉...사람을 믿는다. 그래서 포샤의 용감한 행동을 응원했고, 버논 선생님이 반드시 교단으로 돌아와주길 바랬다. 



이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XX > 시리즈가 떠올랐다. 포샤가 학창시절에 유행했던 헤비 메탈 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그 들에게 공감이 되게 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 

우리는 가끔 그런 매개체를 통해 과거의 내가 반짝 반짝 빛이 났던 그 시절을 되돌아 보지만 이내 곧 잿빛의 지금의 모습에 조소를 보낼지라도 우리는 끊이 없이 스스로를 구원해 가며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 생이 언제 또 응답하라 201X 가 될 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지금 난..원서 코너를 뒤적거리고 있다. 오랜만에 흥분에 휘둘려 득템했다고 여기는 작가의 책을 원서로 읽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영문판이 더 재밌을꺼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도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 본 서평은 '박하출판사'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러브 메이 페일.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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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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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잡지라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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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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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파리, 센 강 위에 특이한 수상 서점, 종이약국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무리 큰 금액을 치르더라도 손님 마음대로 책을 살 수 없다. 손님의 상처와 슬픔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책으로 처방하는 것, 주인인 페르뒤 씨가 책을 파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버림받은 사람, 누군가에게 배신당한 사람 또는 연인의 죽음으로 사랑을 잃은 사람, 그렇게 멍든 가슴을 움켜쥐고 절망과 슬픔에 빠져 사는 이들은 페르뒤 씨가 종이약국에서 처방한 책으로 새 삶을 찾게 되었다.
그러나 페르뒤 씨가 치유하지 못하는 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페르뒤 씨, 자신이다. 그야말로 누구보다 처참한 상처를 안고, 겨우겨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운명적으로 뜨겁게 사랑한 연인이 하룻밤 사이에 아무 말 없이 자취를 감춰버렸고,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영혼을 봉인해버리고는 다른 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기만 하며 사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사건으로 봉투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보자마자, 그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한 권의 책을 가슴에 품은 채, 종이약국을 출항시켜 센 강을 달리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그를 뒤흔든 것은 무엇일까?



[나의 감상]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된다 >  였다. 짝사랑의 고백이 처절한 실연으로 끝났을때에도, 사랑하면서 상처 받았을때도 늘 한번씩은 누군가에게 들어봤던 바로 그 말.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된다.

종이 약국의 주인공 장 페르뒤씨는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 영혼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 낼 수 있는 재능이 있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듣는 것. 이것으로 인해 페르뒤씨의 파리의 센강 위의 수상 서점은 약국 처럼 손님들에게 책을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

P.39  책은 의사인 동시에 약이기도 해요.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하죠. 손님이 안고 있는 고통에 맞는 적절한 소설을 소개하는 것. 바로 내가 책을 파는 방식입니다.


페르뒤씨는 다른 사람의 마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본인의 마음의 상처를 마주보고 치유할 능력은 없었다. 그의 집 라벤다방은 20년간 닫혀 있었다. 그리고 그 방의 문은 이웃으로 이사온 또 다른 사랑에 상처 받은 여인 카트린을 위해 오래된 식탁을 꺼내면서 그는 20년이 넘의 그의 사랑 OO 를 떠오른다. OO 는 페르뒤를 사랑했지만 그를 떠나버렸고, 페르뒤는 OO를 원망하며 책 초반에는 이름 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이름 조차 꺼내지 못할 만큼 그의 마음은 사랑으로 상처 받고 그 상처는 20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카트린은 페르뒤에게 받은 식탁에서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고, 이 편지를 전하려 하지만 페르뒤는 거절한다. 분명 그를 떠난 마음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편지리라 짐작하고 20년이 지나버린 그 편지를 이제서야 읽어 볼 생각을 하지 못하지만 이내 그는 편지가 궁금해진다.

페르뒤는 OO의 편지를 돌려 받기 위해 카트린의 저녁 식사 초대에 응한다.


그의 젊은 20대를 사로 잡은 그녀, 그리고 홀로 그 상처를 되씹으며 20년간 홀로였던 페르뒤. 남편에게 온전히 버림 받아 사랑에 상처 받은 여인 카트린.

그들은 사랑이 그리웠고, 수년간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망가뜨렸고, 새로운 사랑이 다가왔다. 새로운 온기가 이들을  서로 앞에서 온전히 여자, 남자가 되었다.


페르뒤는 카트린이 전해준 21년이나 지나버린 편지를 다시 남자가 되고 나서야 열고 읽었다.


OO의 이름은 마농이었고,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죽음이 그녀를 덥쳐버리긴 전에 마농은 장이 보고 싶어서 편지를 어렵게 썼지만 그 편지는 20년 동안 봉인 되어 있었기에 페르뒤는 편지를 읽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수상 서점의 배를 움직인다. 출발하는 찰나의 순간에 젊은 신예 작가 막스 조당이 배에 타며, 그들만의 힐링 여행이 시작된다.

막스 조당은 촉망받는 신인 작가로 밤 이라는 소설로 크게 성공하지만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어 한다. 


페르뒤의 고통을 덜어주고 유일하게 감동을 주었던 사나리의 <남녁의 빛>을 조당에게도 추천해 준다.

이들의 여정에서 만나는 이들은 모두 사랑에 한번씩은 아파한 적이 있었던 이였으며, 하루밤 사랑했던 여자를 찾아 20년간 헤매는 쿠에노가 여행에 합류 한다. 그리고 물에 빠진 여인을 구해주어 그녀 역시 배에 태우게 된다.


P.172  독서는 끝없는 여행이다. 기나긴, 그야말로 영원한 여행. 그 여행길에서 사람들은 더 온유해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타인에게 더 친근해진다. 조당은 그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세상과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걸 가슴속에 품게 될 것이다.


랑에 상처 받은 한 남자가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고 새로운 사랑과 마주하게 되고, 주변을 되돌아보면서 인간관계 또한 챙기게 되는 성장 동화를 한편 본 기분이다.

몇몇 설정은 우리네 감성과 달라 흠짓 흠짓 놀라게 됐지만 동서고금을 막론 하고 사랑은 사랑이다.

페르뒤처럼 과거의 사랑에 20년간 매달리며, 삶을 망가뜨리지 말자. 자신을 소중히 하자.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자.


<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된다 > 



*  본 서평은 '박하출판사' 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종이약국>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P.172 독서는 끝없는 여행이다. 기나긴, 그야말로 영원한 여행. 그 여행길에서 사람들은 더 온유해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타인에게 더 친근해진다. 조당은 그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세상과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걸 가슴속에 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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