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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라이프 - 인생을 바꿔드립니다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7
베르나르 무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세컨드 라이프 - 인생을 바꿔 드립니다>
마르크 바라티에. 나이는 40살. 평범한 직장인으로 회계 일을 15년동안 해온 그.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아내 잔 로몽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아들 티잔이 있는 그.
하지만 자신의 생일날에 자신에게 선물한 건 바로 <자살 설명서>
전개 되는 내용이 왠지 <트루먼 쇼 1998년 영화>와 같이 흘려간다.
하지만 <트루먼쇼>와 <세컨드 라이프>는 차이점이 있다.
첫번째로 트루먼쇼는 주인공 트루먼이 촬영하겠다고 계약서에 싸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르크 바리티에는 마흔살에 죽기로 결심한 자신에게 정부가 두번째 인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하고 계약서에 싸인하겠냐고 권유한다.
두번째로 트루먼쇼는 주인공 트루먼이 주체적으로 상황을 선택한다.
그러므로 각본이 매주마다 다르게 전개되는 방면.
마르크 바리티에는 아르노 드몽탈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전개하지 않고.
기존의 아르노 드몽탈이 걸어온 삶을 그대로 걸어간다는 사실이다.
무색이야. 넌 무색이라고(p174)
아르노 드몽탈이 자신에게 되뇌던 주문이 바로 무색이야. 넌 무색이라고 말이 떠오른다.
자신의 가능성과 정체성을 우리는 이렇게 파괴하고 있는 건 아닐까.
꼭 아르노라는 인물로만 읽고 넘길 수 있을까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왠지 나의 두려움과 안주하고 싶은 귀차니즘이 발생할 때 나도 아르노처럼
'무색이야. 그래 나는 무색이지'라고 말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취미 - 나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그건 모사하는 재능일 겁니다(p201)
끝장면이 떠오른다. 무색인 남자 마르크 바리티에.
취미가 타인의 그림을 모사하는 재능뿐인 아르노 드몽탈.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 언제나 타인의 삶만 부러워하며 모사만 한다.
끝내는 정부에서 만들어 주는 죽음을 맞이한다.
살때도 자신만의 그림이 없고, 죽을 때도 자신만의 그림,선택이 없는 초라한 바리티에.
책 표지가 너무나 잘 표현한 것 같다. 나만의 색을 칠하는 게 아닌.
타인과 세상이 만들어 낸 색을 그대로 모사하는 재능만 있는 바리티에.
왠지 바리티에를 보면서 이 시대 살아가고 있는 40대 모습은 아닐련지.
올해 나의 나이가 40세인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데 씁쓸함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