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붓다
이응준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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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붓다>

처음 이 책이 받았을때 느낌은 '해피 붓다' 어떤 깨달음을 깨우치고 자신만의 인생을 유유히 사는 사람의 에세이 집은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읽은 도입부에 다가오는 느낌은 세상과 인간을 혐오스럽게 정의내리고 사는 작가구나! 혐오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데 책을 덮어버릴까 고민하다가 계속해서 책을 읽어갔다. 하지만 중간부에는 작가와 작가의 주변 사람들의 각자 '해피 붓다'의 정의가 유머스럽고 그 매력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지막 책을 덮는 순간, 작가님의 인생관에 존경과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교수라는 훌륭한 직업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용기,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각자 한 사람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많은 역사적 사건을 전개하면서 이것이 정의일까, 진실일까, 어쩌면 세상에는 지배한 자들의 역사는 아닐까, 모순과 허위로 가득찬 곳이 바로 세상이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당신은 어떤 '해피 붓다'의 인생관을 정의내리고 살고 있는가 질문하는 것 같다.


인간이 동물이라는 걸 믿으면 인간에 대한 괴로운 질문들이 대부분 사라지거든(P59)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정의가 자신에게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으면 배신과 전향이 자신에게 손님처럼 찾아오더라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지는 않을까, 대인관계와 우정, 절친에게 상처받았다며 울지는 않을건데. 나라는 사람도 결국은 동물이다. 욕망과 집착 그리고 분노로 형성되어 있는 동물이라고 정의내린다면 자신을 너무 나무라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는 않을까

 

시체를 보게 되면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는 자가 있다. 그리고 시체를 보았을 때 죽음이라는 것을 보고 자신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자도 있다. 자, 당신은 전자인가. 후자인가. 우리는 어떤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가(P180)


책속에 나오는 위 글귀처럼 나는 후자에 근접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인간고 어려움이 나에게 노크할 때 귀찮고 멀리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손님을 맞이하고 '그래, 죽을 때 들고 가는 건 결국 추억밖에는 없는데'라며 아내와 주변의 부탁과 의견을 수용한다. 죽음이라는 존귀한 가치관이 나에게 '해피 붓다'를 선물하는 것 같아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난 좋다.


소설가로서의 나의 신념은 이것이다. 인간은 전체가 아니라 개별적 인간이며 개별적 인간이 되어야 인간이다.나는 그러한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그를 대신하여 그가 못하고 못다 한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다가 죽을 것이다. 이것이 내 소설가로서의 자유이자, 인간으로서의 자유이다(P195)

괜찮아요. 나도 이상한 사람인데 뭐(P200)

자신을 악기로 만드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인간의 어둠이 그의 선율이 될 것이다. 자신을 무기로 만드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어두운 길에서 그가 등불이 되어 전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 해피 붓다가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었다. 나는 풍차괴물을 향해 불길이 되어 달려갔다.(P200)


작가님의 자유를 존경한다. 인생관을 존경한다. '해피 붓다'가 남긴 말, 자신안에 있는 악기와 등불이 되어 전진하라. 이 세상과 인간이 만드는 풍차괴물을 향해 자신만의 등불을 들고 달려가라.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이 인용한 책들을 탐톡하고 다시 이 해피붓다를 읽어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과 술한잔하며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각자의 해피 붓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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