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퀴즈 - 아들, 너랑 노니까 너무 좋다. 진짜!
유세윤.유민하 지음 / 미메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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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퀴즈>

코미디언 유세윤과 그의 아들 유민하가 '오늘의 퀴즈'로 부자지간 서로 알아가는 일기 형식의 퀴즈로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며 추억을 쌓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유년시절 일기란 아마도 숙제라는 압박에서 대충적지 않았나 싶다. 나 같은 경우에도 일주일, 닷새전 일기를 복사하기 클릭오늘 날짜에 붙여넣기 하는 형식이었다. 왜 이런 걸 해야 하지, 정말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게 싫었다. 어쩌면 매일 일상적인 패턴에서 새로운 감정을 찾기가 귀찮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아버지로서 유세윤이 아들에게 바라는 점과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그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인생을 더 살아본 아버지로서 나름 아들에게 충언을 해주고 싶고, 상처와 아픔을 덜 아프게 겪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이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 세상인데 강하게 키워야지라는 어른들의 말이 실감은 나지만 내가 아빠가 되고 보니, 내 아이만큼은 더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봤으면 좋겠고, 덜 힘들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강력하다. 사실 아이를 키운다는 게 매일이 전쟁이다. 기분이 최고로 감사하다가 아이의 행동에 정말 미워서 때리고 싶은 욕망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사실 어제 '거리의 만찬' 프로그램에서 자살한 사람과 그 가족들이 겪게 된 자살증후군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고 공감하는데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우리 아버지, 그 이야기에 너무나 공감이 갔고, 조금 우울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 순간 사랑하는 딸이 떼를 쓰고 유리창을 도구로 때리는 행동에 너무 화가 났다. 층간소음과 태풍으로 바람이 심하게 부른데 유리가 파손되면 안된다는 나의 마음때문에아이 머리를 한 대 때렸다. 그러면 안되는데 지금도 그 행동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좀 전에 딸을 만났는 데 나를 보는 시선이 아빠 싫어라는 눈빛이어서 육아에 대해 자신이 없어졌다. 정말 동굴이 있다면 숨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은 유세윤이 퀴즈를 내고, 유민하가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퀴즈 답을 보고, 유세윤은 나름 자신의 생각을 옆에 보충해났다. 유년시절 일기를 적으면 선생님이 참잘했어요라든가, 더 좋은 방법을 첨가해놓은 방식이다. 그 첨가해 놓은 글들이 너무 좋다.하나를 예를 들면,


퍼즐과 톱니바퀴

외로움은 <내가 혹시 외로운 건 아닐까>라고 생각만 해도 내 모든 상황이 퍼즐처럼 외로움 그대로 딱 들어맞는데

행복은 <내가 혹시 행복한 건 아닌가>라고 생각만 하면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억지로 끼워 맞춰 아슬아슬하게 돌려 가며 겨우 행복을 찾는 느낌이다(p37)


생각하는대로 나의 몸과 마음은 흘려가는 것 같다. 정말 <내가 혹시 외로운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 점점 더 넌 외로운 존재라며 수많은 사건과 생각들이 마침 너는 외롭다라고 정의하듯 봇물처럼 그 의견을 뒷받침해줄 증거들이 나온다. 외로운 존재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에게 주문 거는 게 현명할 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일기에 대해서 한번더 생각할 수 있었다. 매일 반성하는 일기였던 그 일기도 나름 괜찮은 일기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일기가 블로그로 대체되었는데 직접 글자로 적는 일기도 나름 좋다. 입력하는 시간은 짧지만 기록하는 글자 형식은 더 사색할 시간이 있다. 그리고 한 번 기록하면 화이트나 지우개로 지워야 하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임하기 때문에 글자로 적는 일기도 추천하고 싶기도 하다. 나도 몇 년만 지나면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한 한글로 표현하겠지, 그때 오늘의 퀴즈를 풀자고 하면 나의 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빠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기는 할까? 꼰대라고 놀리지는 않았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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