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HELENA 지음 / 보름달데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구애>

내 탄생화는 동백꽃인데 말이야. 동백꽃의 꽃말은 기다림. 빨간 동백꽃의 꽃말은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흰 동백꽃의 꽃말은 비밀스런 사랑이래(p187)

구애란 이성에게 사랑을 구하다란 뜻. 책 표지에는 동백꽃이 그려져 있다. 흰 동백꽃의 꽃말은 비밀스런 사랑이라고 한다. 책을 읽은 내내 찜찜한 부분이 바로 비밀스러운 짝사랑이었다. 뭘까 p라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했는데 차인 건가?, 아니면 말로 표현하지 못한 걸까?, 느낌적으로는 계속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낸 것 같은데, 사랑이란 짝사랑보다는 달콤하고 황홀한 서로 불꽃 튀는 사랑스토리가 좋은데, 하면서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비밀스럽게 사랑하는 게 얼마나 순수한 사랑인지 문득 떠올랐다. 작가님도 서평하는 나에게 편지로 직접 쓴 글귀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의 이야기는 모두 유일무이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짠내가 풀풀 품기는 글로 인해 읽는 독자가 잠시나마 순수했고 달큰했던 감성 몇 컷을 그려보기를 바란다고 그 바램 덕분인지 초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그녀가 떠올랐다. 그 사람이 나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아도 비밀스럽게 사랑을 키웠던 나의 첫사랑 추억, 그 시절 교실에서 햄버거 게임(야채,토마토,불고기 햄 쌓는것처럼 쌓는 게임)을 진행했다. 나는 평소 그 게임을 즐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몸무게가 적게 나가고 왜소한 체형이었기 때문에 무거운 친구들이 쌓이는 고통은 정말이지 싫었다.


근데 그날은 은근히 기대하면서 그 햄버거 게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짝사랑하는 그녀가 그 게임에 동참한 것이다. 혹시나 내가 그 아이 위에 놓이면 어떤 기분일까,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나의 순발력은 내 상상만큼 빨랐다. 다른 친구들도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이놈 뭐야, 평소에 싫어하던 놈이, 아무튼 난 그날 씻지 못하는 것 같다. 그날 수업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백허그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가 나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사랑을 키웠던 그 시간이 '구애'를 읽으면서 아름답게 표장되었던 것 같다. 작가님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지만 그 순수했던 추억은 평생 가슴속에 아름답게 꽃피울 것 같다. 요즘 10대들이 연애하는 것처럼 '우리 사귈래? 서로 밀당하지말고, 어때?' 솔직히 지금도 사랑을 잘 모르겠는데, 초등학교 시절 만약 그녀와 사랑을 시작했더라면 지금처럼 비밀스러운 사랑을 떠올릴수 있을까?,

20대, 30대 연애도 생각하면 아름다운 추억보다도 상처와 배반의 사건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쩌면 비밀스러운 사랑이었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에세이를 적을 수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다양한 사건들의 관점에 많은 공감을 형성했다. 할머니의 추억, 엄마와 아빠의 추억, 형제들의 추억 등, 요즘 청춘들은 말이지 도전정신이 없다고 지적하는 꼰대들의 말에 어이없어 하는 것도 공감이 간다. 재밌게 읽었다. 아마도 이 책은 두번, 세번, 계속 읽을수록 더 많은 공감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은 아닐까 생각한다.

당신의 비밀스러운 사랑과 사랑에 정의를 한번더 생각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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