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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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 '죽이고 싶은'

'그 여자아인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떤 내용이 숨어 있을지 궁금했다.

어느 날 엽기적인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 대상은 여자다. 그리고 시선이 발견되면 동일하게 가슴이 칼로 도려진 상태와

박쥐가 날아가려고 날개짓하는 나무 조각이 가슴 위에 얹혀 있다.

 

살인자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왜 가슴을 잔인하게 도려내는 거지?

그리고 박쥐 모양의 인형을 왜 가슴위에 올려놓고 가는걸까?

내가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연쇄 살인마를 찾기 위해 조마조마한 기대감도 있지만

그 속에 담고 있는 뼈아픈 현실적인 사실 때문에

이런 연쇄적인 살인이 벌여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궁금증에 책을 놓기가 싫었다.

새벽까지 피곤한 눈을 계속 치켜뜨면서 끝까지 읽고 싶었다.

나의 바램을 눈치챈 건지 사랑하는 딸이 잘려고 하는

제스처를 보이지 않는다. 자는 것 같아서 몰래 거실로 나오니,

안방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아빠하며 놀아달라고 웃으며 나온다'

아~~ 결말이 궁금하다고. 정말~~ 진짜

 

무엇보다 버려진 아이들에 관한 문제겠지요.

내가 이 보육원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도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중간중간 고비도 많았지만, 지금껏 이 일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p81)

왠지 내용이 도가니를 본 느낌이다.

희망보육원의 원장 철민은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어리고 희망을 안고 살아야 하는 소녀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성폭력을 행사한다.

정말 책 제목처럼 '죽이고 싶은'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언론으로 보여지는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친 국회의원 최철민이라니

그것도 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

일거수 일투족에 투자되는 모든 비용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이 소설은 아마도 '보육원 원장'의 파렴치한 아동성폭력 사건이

뉴스로 세상을 떠들썩했던 사건, 전국민이 온갖 욕짓거리를 펴붓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느낌이 든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버려짐을 당한 아이들,

희망이라는 울타리를 쳐주어야 할 어른들이,

더 구석으로 몰아붙이면서 너희들은 쓰레기야,

부모들로부터 버려진 쓰레기라고 그러니 내 욕망을 채우는데

사용되어야 할 물건이라고 두려움으로 아이들에게 말했을 것이다.

폭력은 폭력을 부르는 법일까,

보육원에서 폭력을 당했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서 무너뜨리기 힘든 원장의 옆에 기생충처럼

그 악순환을 도와주는 보조자가 된다.

 

작가님이 말한 것처럼 피해자가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상처보다

가해자가 받는 법의 형량은 너무나 적다.

그 형량을 채우고 다시 사회로 나온다.

피해자의 상처는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 두려움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글을 읽고 이렇게 후기를 적고 있는 나는

'성'이라는 것에 당당할까,

사랑하는 여성을 지켜주고 아껴줘야 하는 남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게 '성'의 역할인데,

학창시절 '성'에 대한 교육이 잘못되었는지,

나의 주변에 친구들의 과거담을 서로 나눠면

쾌락에 집중된 사건들이 많다.

그것에 서로 자랑짓을 주고 받았던 현실,

지금의 10대,20대,30대부터 이상의 어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당당할 수 있는 남성이 몇 명이나 될까,

인간은 누구나 가슴속에 짐승을 한 마리씩 가두고 산다.

포악하고 잔인하고 무서울 것 또한 없는 그 짐승은

이성과 도덕심과 타인의 시선이란 우리에 갇혀 무기력하게

숨어 있다가 어떤 계기로 봉인이 풀려 버리기도 한다(p8)

철민이 40년동안 그의 성적인 욕망을 충족할 때 사용했던 짐승으로

태수와 은옥이는 평생 '죽이고 싶다'라는 짐승을 키웠다.

희망보육원이라는 이름의 '희망'을 안겨줘야 하는 어른들과

성교육이 필요한 자라나는 아이들이 꼭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든다.

 

태수와 은옥, 경철과 수민이 같은 아이들이

'죽이고 싶은' 마음을 키우는 짐승이 되지 않도록

정말 희망으로 그 아이들을 안아주고 보살펴 주어서

희망이라는 숭고한 정신을 간직한 선한 짐승으로 아이들이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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