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김미향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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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이 책은 저자의 엄마에 대한 기록이 담겨져 있다.

2018년 05월 25일, 자살이라는 명목으로 삶의 마감했던 저자의 어머니,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남겨진 남편, 딸 두명의 기록,

엄마라는 존재는 세상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엄마가 돌아가시는 날부터 저자는 지금도

엄마를 소환하며 그리워하고 매일 꿈속에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을 청할 것이다.

 

저자의 아버지 또한 정숙이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가 되었다.

그리고 부인 꿈을 꾸고 있었는데 니가 들어와서 부인이

저 세상으로 떠났다며 둘째 딸에게 잔소리 한 거보면

남겨진 세 사람에겐 어쩌면 삶의 대한 통찰, 결핍이

항상 몸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엄마와 아빠가 소환되었다.

우리 엄마 또한 저자의 엄마처럼 삶이란 고통의 연속이었다.

많은 형제 중에 막내로 태어나,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나의 엄마,

지긋지긋한 매일의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꿈꿨던 그 시절의 여성들,

결혼은 했으나 매일 술과 도박으로 살아가는 남자들,

 

세상에 대한 도전보다는 삶이란 고통의 연속이므로

술과 친하게 지내며 유년시절을 꿈꾸며,

환경을 원망했던 그 시절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살이라는 것,

나의 엄마도 자살을 시도했었다.

농약을 흡입하고 조용히 세상을 마감하려고 했던 나의 엄마,

 

6남매를 키우고, 자신의 삶을 원망하고 불행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자신에게 부각시킨 아빠를 만나서 폭력 당하는 삶이 정당한 것처럼

매일 매일 아빠가 들어오는 게 무서웠던 가여운 나의 엄마,

그런 아빠가 20년전에 돌아가셨다.

지금은 원망보다는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했던 폭력과 욕설은 이해할수 없다. 영원히.

 

 

 

 

저자는 말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이제 엄마와 아빠의 기록할 차례라고

나 또한 기록할 계획이다.

아니 매일 매일 떠오르는 추억을 블로그로 적겠다.

 

우리 엄마의 자살 시도는 죽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본인 스스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응급실로 향하던 그 날 밤이 떠오른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이여,

우주에 공존하는 무한한 생명이여,

만약 엄마가 살아 있지 않으면 너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꺼야. 욕했던 나,

 

응급실 문이 열리고 엄마의 파김치가 된 얼굴을 보았다.

'살아 있어줘야 고맙다'라는 말만 나왔다.

공황 장애로 3개월 동안 잠을 잘 수 없었던 나의 엄마,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 불안한 감정은 아마도 삶을 지속해오던 그 사건들,

이제야 안정된 삶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덮친 거니, 백번도 이해한다.

 

엄마와 아빠를 한번더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이 책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반드시 나의 부모님의 기록을 완성할 것을 결의해 본다.

 

삶이라는 무서운 경기에 내던져진 엄마는 자신의 아이 또한

이 불안의 링에서 살게 해야 한다는 게 죄스러웠지만, 꼬물 꼬물한

아이의 손을 잡을 때마다 이 아이만이 엄마의 유일한 구원이라는 걸

그래서 아이의 손을 놓으면 안 된다는 걸,

아니, 자신은 이 아이의 작은 손을 놓을 수 없다는 걸,

아이의 손을 잡고 있으면 아주 어쩌면 팽팽 도는 이 세상의 팽이를

멈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최 여사! 밤이 어두워도 다음 날에는 늘 아름다운 해가 뜨는 거 알죠?'

라고 말해주던 아이의 희망찬 입술을 믿었기에 자신이 살면서 유일하게

잘한 일은 이 아이를 세상에 내어놓은 것이고,

자신이 살면서 저지른 가장 최악의 일도 이 아이를 세상에

내어 보인 것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p189)

 

사랑하는 나의 딸 혜진아!

너도 엄마, 아빠에게는 살아가는 이유를 선물한 존재다.

이제는 여성의 시대다. 옛날처럼 결혼 안해도 되,

그리고 당당하게 너의 꿈을 현실로 펼치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그냥 이 세상이 너에게 선물하는 걸 마음껏 즐기는 여성이었으면 좋겠다.

 

어느 누가 그렇대, 인생은 어쩌면 놀이 동산에 놀려 온 거라고,

우리는 태어날 때 '자유이용권'을 얻고 태어난다고,

처음 타보는 기구에 놀랍고 무섭지만 안전 장치가 되어줄 너의 엄마, 아빠가 있고

이모들, 친구들, 착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마음껏 즐기면서

나중에 퇴장할 때 후회없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도 이제부터 그런 마음으로 살아볼께! 우리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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