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 - 문보영>

시인, 매니큐어가 마를 때까지 잘 기다리지 못하는 인간이다.

1992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도에선 모자 위에 납작한 돌을 얹고 다녔다.

2016년 <중앙일보>로 등단했다.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고 상금으로 친구와 피자를 사먹었다.

일상을 사는 법을 연습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어느 시인의 브이로그'를 시작했으며,

시와 소설, 일기를 일반 우편으로 배송하는 1인 문예지 <오만가지 문보영>을 발행한다.

 

일기이기도 하고 소설이기도 한, 그 경계에 있는 글들을 모았습니다.

이 책은 문보영 작가님의 일기형식으로 된 산문집이다.

시보다 피자를 좋아하고, 피자보다 일기를 좋아하며,

일기보다 친구를 더 사랑한 작가님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일기장을 몰래 보는 재미가 있다.

일기는 그 사람의 속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 수 있는 증거물이다.

나 또한 일기를 20년간 적어온 사람이다.

일기를 누군가 볼까라며 적지는 않는다.

하루 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과 사건들을 돌이켜 보는 기록하는

나만의 자서전 같은 증거물이 바로 일기장이다.

잠시 생각해 본다. 나 또한 일기장을 근거로 해서 이렇게 책으로 출판할 수 있을까,

질문해 보면 아마도 힘들것 같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평가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님은 일기를 책으로 출판했다. 소설일수도 있겠지만,

우선 용기를 내어 주신 거에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시인으로 매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예술가,

왕따,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연애과 이별, 가정사,

마지막으로 베트남 사이공 여행기까지 작가님이 걸어온 인생을

함께 다시 걸으며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작가님과 나만의 비밀'을

서로 나눠가진 느낌이 든다.

 

 

나는 나대로 살고 싶다.

내 속도대로, 내키는 대로,

침대와 벽 사이 아늑한 공간에서

여생을 보내는 나의

널브러진 브라자처럼

 

중반부부터 작가님의 아픔이 쭉 이어진다.

그 아픔을 봤을때, 출판사의 여성 학대,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아픔에 대해

나의 마음에서도 '힘내세요, 용기내세요'라는 마음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런 어설픈 격려 말보다 '작가님의 있는 그 모습을 좋아합니다.'라며

그냥 당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말하고 싶어졌다.

시는 사람을 미워하는 가정 다정한 방식인 것 같다.

나도 사람이 미워질 때 그 감정을 앞으로 시로 표현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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