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화곡은 서울 강서구에서 방화범이 원롬촌을 불태우고
자신의 목격한 문형진의 온몸에도 화상을 입게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형진의 동생을 죽게 만든다.
흉측한 얼굴로 화재가 발생하면 미친 개처럼 날뛰는 형진,
결국 형진은 일상을 포기한 채 노숙자 생활을 영위한다.
그 사건이 있기 전에는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했던 형진,
꼭 방화범을 찾으면 묻고 싶었다.
어떤 이유로 화곡동 원롬촌 건물을 불태웠는지,
그리고 우여곡절 끝내 방화범과 생사를 다투는 남산타워에서
만나게 된다. 그 이유를 물었다.
왜 하필이면 우리 집이었냐?
그 이유는 단순했다.
사회복지사였던 자신이 봉사활동했던 곳이 화곡동이었다.
그래서 그 곳을 선택했다.
방화를 저지른 일은 자신을 버린 세상에,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선물하고 싶어서 방화를 저지렀다.
2019년 4월 18일 경남 진주에서 방화가 발생했다.
방화범은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공격했다.
너무나 안타깝다. <화곡>의 주인공처럼 그 방화범도
이렇게 인터뷰했다. 10년동안 자신도 힘겨웠다고,
여긴 내 발로 와서 내 힘으로는 나갈 수 없는 구덩이야.
내려올 때는 분명히 얕았는데, 올라가려고 돌아서면 저만치 높아져 있는,
그래서 다들 누군가 와주기만 기다리는 걸세
끝까지 싸워라. 희망을 잃지 마라. 나를 구원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누가 누굴 구한단 말인가. 제정신으로 하루를 버티기도 버거운 판에(p39)
어쩌면 증오는 습관이었을지도 모른다.
미움이란 놈은 보통 그렇게 오지 않는가(p285)
어쩌면 소설은 현실의 한 부분만 보여준다.
방화범과 문형진도 현실에서 도망쳐 구덩이로 숨었을 때
화기애애 웃으며 걷는 사람들에게 증오의 마음을 품었던 적이 있다.
사회에 대한 증오, 미움 라이터를 붙이고 불을 지르고 싶은 욕망
화곡에 나오는 문구처럼 끝까지 자신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희망을 선물해야 한다.
자신을 구원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외침처럼
우리 사회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노숙자가 말한 것처럼 어느 누가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바랬던 것처럼
경시하고 무시하는 경향보다는 관심을 기울려 사회에 미움과 증오를
갖는 마음을 안아줘서 희망과 꿈으로 인도할 필요가 있다.
버닝썬, 영리병원, 정치와 경제의 유착, 돈과 권력에 봉사하는 나라,
어느 누구는 그렇게 말하더라.
평화보다는 경제, 복지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방화범과 빈곤으로 생명을 끊는 사회를
언제까지 계속 이어갈 것인가,
만약 <화곡> 소설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요,
질문을 받게 되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국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