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누나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8
김향수 글, 이서지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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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지 화백 풍속 그림책을 만났다.
유명 작가님의 풍속화라 그런지 미술관에서 본 듯 진귀한 작품들을 관람한 기분이 들었다.
그림책이지만 정겨운 우리 문화를 마음껏 느꼈던 책이다.
이 책은 조선 시대부터 근대 사회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을 엿 볼수 있었다.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감칠맛 나게 그린 풍속화......
그 속에서 옛날 사람들의 얼굴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를 생생하고 따뜻하게 화폭에 담은 그림.
한 동안 잊어 버리고 있던 우리네 이야기를 고즈넉히 시골 풍경을 통해서.....
새롭기 보다는 낡은 느낌이 듬뿍 들었던 기분까지 느껴진 그림책이였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속에서 따뜻한 숨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장터의 시끌시끌한 소리와 씨름판의 함성 소리까지....
빨래터에서 모인 아낙네들의 방망이 소리,
엿장수의 가위 소리를 들으면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도시에 사는 나에게 정겨울 따름이다.
그 소리들은 분명 우리한테 너그러움과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따듯한 인심이 많았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 가고픈 심정도 드니 말이다.
 
그 시절에는 여자라면 살림밑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옛날부터 큰딸은 엄마를 도와 온갖 궂은 집안일을
맡아 큰 책임이 갖고 있는 것이 맏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곤 했다. 여기의 누나도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밭일 나간 엄마 대신 하루 종일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것은 늘 누나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난, 누나의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내 시골모습을 보는 듯 정겨웠다.
큰 언니와 오빠는 이 책의 그림책처럼 이런 일들을
맡았을 법한 일들이 생생하게 느껴져 온다.
누나의 등에 업혀 여기저기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면서 누나와 함께 한 놀이의 즐거움과 시집 가는 누나를 떠나
보내야 하는 동생의 애틋한 마음이 녹아 내리는 말이다.
그런 누나가 시집을 간다고 하니 울고 또 울어대는 모습이 가슴이 뭉클해져 오는 느낌도 들었다.
불쌍한 누나와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나랑 놀아 주는 누나로만 알고 있는 동생의 마음이 아팠다.
누나도 여자이기에 동생은 그 마음을 알리 없을 것이다.
 
우리 문화를 한껏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을 통해서 우리 누나의 따뜻한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정겨운 놀이 문화와
생생한 생활 모습들이 듬뿍 담겨져 있어 나도 모르게 옛날 생각도 나기도 했다.
지금 아이들이 놀이 공간이 없던 시대와 다르게 그 옛날 아이들은 딱지치기, 고무줄 놀이, 잎 따기 놀이와 같은
지나간 시대의 놀이 문화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
나, 역시 시골에서 자랄때 이런 놀이를 통해서 하루가 짧게 느껴졌을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고 신났던
놀이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그림의 한폭처럼 잊혀져 가는 순박하게 즐기던 놀이문화를 느꼈으니...
그리고, 엄마따라 장터에 나서며 왜 그리도 먹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지...
동네에 잔치나 사람들의 분주함이 있던 그 날은 하루종일 그 곳을 들락거렸던 생각도 난다.
엄마 손에 이끌려 말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었던 그 시절이...
이 책은 우리 문화를 보여 주는 그림책에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시골 어릴적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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