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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이블 ㅣ 블랙 캣(Black Cat) 5
미네트 월터스 지음, 권성환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을 읽는 내 기준은 딱 두가지이다. 작가가 어디로 가닥을 잡을지 끝까지 예측불가능한 경우, 아니면 독자가 모든 것을 간파하게끔 작가의 상상이 그닥 뛰어나지 않는 경우.
사실 이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그래서 별반 큰 호기심을 느끼지 않은채 책을 들었다. 첫 장을 펼치면 사자와 여우와 당나귀가 나오는 이솝우화가 인용돼있다. 이것이 사건과 어떤 암시를 가지게 되는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인물, 저 인물, 산만하게 등장하고 여우사냥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벌이는 논쟁도 문화적 배경이 달라선지 먼 동네 이야기만 같았다. 그런데 중간을 넘어가기 시작하자 스토리는 갑자기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한다. 폭스 이블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을 중심으로 낸시 스미스와 관계가 조금씩 베일을 드러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과연 낸시 스미스는 록키어 폭스 대령의 손녀가 아니라 딸인 것일까? 폭스 이블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록키 가문과 마을 사람들의 관계를 샅샅이 알고 있는 것일까?
추리 소설은 사람들의 내면세계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복잡하게 얽힌 미로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도 명쾌하고 거침없이 독서를 하게 만든다. 선악의 기준이 뚜렷한 등장 인물들, 과연 최후의 범인은 누굴까 하는 증폭되는 궁금증. 이 책 역시 이 기준을 완벽하게 만족시키고 있다. 게다가 최후에 행복을 찾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도 세상엔 정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폭스의 아들로 보이는 어린 소년 울피. 과연 그는 폭스에게 살해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낸시의 친아버지는 누구일까? 왜 록키 대령은 자신의 아내를 죽인 살해범으로 아들 록키를 지목하고 있는 것일까? 폭스 이블은 누구길래 록키 대령을 살해할려고 하는 것인가? 그런데 이 모든 의문의 열쇠는 전혀 엉뚱한 인물로 밝혀진다.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만이 그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무척 재미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속도감있게 독자들은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