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기자의 대당서역기
리처드 번스타인 지음, 정동현 옮김 / 꿈꾸는돌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다 읽을 때는 내겐 딱 두 종류의 요인이 있을 뿐이다. 우선 베르베르의 책처럼 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손을 뗄 수 없어 독파해버리는 경우, 다음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중간에 포기하기도 얘매하고 다 읽자니 인내심을 요하고....

 뉴욕 타임즈 기자가 반생에 이르는 동안 일상으로부터의 매몰을 과감히 벅차고 동양의 대표적 고승인 현장의 길을 따라 여행한다는 소재는 우선 상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동양에서 특파원으로 일했고 불교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지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법의 진리를 찾아 위험한 길을 자처했던 현장처럼 그도 고행의 길을 통해 그의 삶을 어떤 식으로든 다시 불러 일으키고 싶어했다. 그는 성공했는가?

 여행을 한다는 것은 낯선 곳에서의 자기와 만남이다. 일상의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때로는 하루 종일 걷는 고행도 감행해야 하는 중노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불교의 법을 찾아 젊은 현장이 머물렀던 궤적을 힘들게 따라가는 작가의 기행은 별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우선 글 자체가 상당히 건조한 느낌을 준다. 서평을 목적으로 쓰여진 글이어서일까? 현장을 따라가는 길 역시 표피적으로만 다가온다. 자, 이렇게 현장이 힘들게 여행을 했다. 나도 여행을 하면서 힘들었다. 이젠 독신을 접고 중국인 연인과 결혼해야지 라니....

 이 얘매모호한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는 불교에도 상당히 박식해보이고 동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근접해 있는 기자이다. 그런데 그의 글을 읽으면서 문제는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너무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양의 기자를 따라가면서 가슴에 팍팍 와닿는 어떤 것을... 하지만 결론은 그는 서양 기자였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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