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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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삼촌(이하늬 지음)

이하늬님은 <나의 F코드 이야기>의 저자이다. F코드는 우울증의 분류코드이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기자생활을 했다. 자신의 우울증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책으로 썼기에 삼촌의 조현병의 이야기를 쓸수 있었을 것 같다.

그의 삼촌은 40년간 조현병을 앓았고, 책이 나올 당시 삼촌은 65세였다. 삼촌의 병은 가족에게 죽을 힘을 다해 숨겨온 이야기였다. 그동안 감춰온 삼촌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할머니부터 엄마 그리고 자신들에게까지 이어진 오랜 부끄러움과 거짓말을 멈추고 싶어서라고 밝힌다. 삼촌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기자의 특성을 살려 다른 조현병 당사자들과 정신과 전문의, 사회복지학자 등 전문가의 인터뷰까지 담고 있어 당사자와 가족에게 필요한 조언과 실용적인 정보도 담긴 책이다.

어릴 때는 왜 삼촌은 일을 하지 않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삼촌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서는 백수보다는 더 이상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건 알았다. 병명을 알게 된 이후에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울증이나 조울증까진 그래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만 하지만 조현병에 대한 편견은 아직까지 큰 편이라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기가 참 어려웠을 것 같다. 삼촌이 60세가 넘어 독립을 해서 혼자 생활을 할때 삼촌이 자주 가는 가게의 사장님이 저자에게 삼촌이 치매냐고 물어봤을때 저자는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좋을지 나쁠지 판단이 서지 않아 말을 얼버무렸다. 치매의 증상중에는 환청과 망상의 증상도 있다. 씨리얼 유튜브 영상중에 “어느날 엄마가 가짜로 보였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다. 11살때 조현병이 온 조현병 17년차 당사자와 어머니의 영상이다.

도파민은 조현병과 관련된 호르몬 중 하나인데 조현병 증상 중 일부가 도파민이 과할 경우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삼촌이 복용하는 약의 일부는 도파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도파민 분비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파킨슨병이 발병할 수 있다고 한다. 삼촌은 나이가 들어 파킨슨 병도 진단 받는다. 파킨슨병 증상이 심할때는 재활위주의 요양병원에, 조변병 증상이 더 두드러질때는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을 하는 식으로 두 곳을 오고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인용하며 의료 윤리학자인 김준혁 교수는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을 여러 방향에서 지지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우영우는 그저 약간 다른 사람일 뿐”이라고 썼다. 나의 삶도 평범한 남성들의 삶과는 많이 달랐고 루저같았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는 사람들의 말(소수자 당사자들의 에세이를 읽었고 나를 존재자체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났다)들을 들으며 내가 그렇게까지 이상한 존재는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내 나름의 고유성을 지닌 사람이라는 걸 이제는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랑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열심히 찾고 그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내가받은 지지처럼, 그들에게도 같은 지지를 보내곤 한다. 삶은 원래 힘든 것이고 당신의 특수함이 당신의 못남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려고 한다. 느리게 살아도 되고, 방황해도 되고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모르고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모르면 지금주터 천천히 찾아보면 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당신의 특수함으로 인한 고통과 고민을 인내와 근성을 가지고 잘 버티고 살아가면 삶을 살아가는데 단단한 힘과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225~226 - 삼촌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았다면, 삼촌의 생각이 ‘미쳤다’는 단어 하나로 납작하게 표현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면, 입원 외의 선택지가 더 있다면, 가족이 도움을 청할 곳이 있다면, 조현병을 오픈하고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면…..삼촌의 손상은 지금처럼 심각한 장애는 아니었을 것이다…….그렇다면 사회학자 조한진희의 말처럼 “우리는 이제 그 너머를 질문해야 한다.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가? 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는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233 - 삼촌은 65세다. 삼촌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삼촌의 삶은 어떻게 기억될까? 나는 삼촌의 삶이 “평생 정신병원만 들락날락하다가 불쌍하게 죽었다”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과 가족의 병, 장애를 오픈할 때 낙인은 조금씩 옅어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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