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조승리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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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너무 막막하면 오히려 웃음이 난다.

이건 정말 큰일이 났음을 알리는 신호다.

첫 에세이인 지랄맞음이를 읽은 지 얼마 안됐는데

거기서 떠난다는 여행을 이렇게 바로 여행기로 만난다.


당연한소리지만 어느 여행이나 거지같은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몇배로 더 막막하고 짜증나는 일이 발생해도

잠깐 분노한 후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당연한소리 2호지만 여행은 좀 망해야 재밌는법이지.


엉망이지만 슬프지만 그럼에도 기어코 끝을 보고 마는 저자의 기세가 멋지다.


요즘 나도 다채롭게 엉망인 인생을 살고있다.

망한 것 같은데 또 크게 망한 것 같지는 않고.

그럼 적절하게 망했나? 수습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수습할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뭘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손 놓고 있는게 제일 멍청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지금 내게 필요했던 씩씩한 책이었다.

씩씩함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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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
고혜원 지음 / 한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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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애쓰는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는 작가의 말 처럼 

정말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보통사람들이 모두 잠든 시간.

일몰부터 일출까지 여는 야간약국엔 물파스신공으로 밤을 지새며 잠복하는 형사,

악플같은 비난이 두려워 수면장애가 생긴 배우, 

꿈을 위해 몸을 혹사시키는 청년, 밤새 술에 취해있는 유흥업소 여성.

누군가는 잠들 수 없어서. 누군가는 잠들기 위해 노력하는 밤.

H동에 야간약국이 그들을 기다린다. 


최근 뭔가 가볍고 따뜻하고 온기가 담긴 소설이 읽고 싶었다.

세상이 너무 춥고 답답하고 뭐랄까 되는게 없달까.

그럴때 책으로 도망치곤 했는데 너무 딥한 소설은 읽기 어려운 감정상태라서

재미있고 편하게 읽으면서 힐링되는 그런 책을 원했는데 모든 조건에 부합한 책이었다.

마지막 반전아닌 반전이랄까.

약사인 '보호'가 어쩌다 밤을 밝히는 야간약국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12년전 그날 어떤일이 있었는지까지 읽어야 완성된다. 


뻔하게 이런 손님에게 이런약을 처방해주는 인상좋은 약사님과

평온한 동네일상의 힐링이 아니라 그렇게 촘촘하게 그려지는 커다란 사건을

따라가는 재미까지 잡을 수 있는 소설책.

간만에 친구들에게 가볍게 추천할만한 책이 나온 것 같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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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언어 -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은지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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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뭐랄까. 이 책을 받아서 읽자마자 예전에 SNS에서 떠돌던 짤이 생각났다.

'가난하지만 함께하는 부모 vs 함께할시간은 적지만 부자인 부모'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상황이었는데

몇몇 어린이들이 후자를 선택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는 확실히 아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씁쓸했을뿐.


이 책의 저자는 이민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15살쯤 되던 해 부모님은 한국에서의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는다.

계약기간은 '3년'.

사춘기가 오고 부모의 손길이 조금은 덜 필요해지는 나이.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좋은 직장과 연봉. 그걸로 할 수 있는 뒷바라지.

3년간 잠시 한국에서 지내고 오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그렇게 부모님이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오빠와 둘이 남은 저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의 돌봄이 사라진 자리에 자살 충동과 섭식 장애 등

외로움을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만다. 

그렇게 부모님을 원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건 

한국에서 온 엄마의 손편지였다.



이 책은 엄마가 보내온 편지와 저자의 산문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편지에 대한 답장은 아니지만 편지와 산문을 번갈아 읽다보면 

편지를 뛰어 넘어 그 다음을 보게 한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한국어 편지를 붙잡고 있었을 어렸을 적 저자와

그 편지를 오래도록 썼을 엄마의 마음. 그리고 보관해 둔 48통의 편지와 

그 안에 담긴 모녀의 이야기.

"부모님이 사랑은 안 줬어도 자유를 주었다"고 말하며

비로소 이제야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한 저자에게

사랑을 많이는 못 줬어도 그 편지가 사랑 그 자체였을거라는 사실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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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지음,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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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오늘은 어떤날이었나요?

씨앗을 심듯 무언가 도전하기 시작했나요?

아니면 얼마전 심어둔 씨앗을 지켜보고 계신가요.

생각보다 잘 자라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지는 않으신가요?

망친것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으셨고요..?



이 책은 그림책입니다.

어린이에겐 용기와 희망적인 메세지를 남기면서도 사실 망칠수도 있다고 솔직한 이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손을 잡고 나아가면 괜찮을거라는 약간의 인생스포도 남겨요.

어른들에겐 우리가 그동안 많은 씨앗을 심고 지켜보고 망치기도 했지만

(여전히 망치는중일수도) 그 때마다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나서 걸어나와

다시 씨앗을 심었다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아주아주 밝게 반짝이는 순간들은 찰나지만 작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순간은

우리 일상에 늘 있으므로 그것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이 후기를 읽고 있는 여러분께 전합니다.



저는 누군가를 너무너무 응원하고 싶어질 때. 이 책을 선물하게 될 것 같아요.

읽는 사람도 읽어야한다는 부담 없이 기분좋게 받을 수 있고

짧지만 힘이 되는 글과 따듯한 그림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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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그 후 이야기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권남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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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렸을 적 분명 토토를 읽어서 이 책을 봤을 때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내용이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그저 어렸을 때 만난 토토를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만나는게 반가워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다른친구들과 달리 집중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등 눈에띄는 행동으로

학교에서 퇴학당한 토토는 도모에학교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토토가 몇시간을 이야기해도 들어주는 선생님과 서로 어딘가 조금씩 다른 친구들이

모여있는 도모에 학교는 토토에게 커다란 의미를 가져다 줍니다.

얼마 후 도쿄 대공습 이후 장면으로 토토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이 책은 그 후 토토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즐거웠던 도모에학교 시절에서 전쟁이라는 커다란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또래와 다른 토토를 사랑으로 감싸준 어른들 덕에 토토는 

자신을 잃지 않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른으로써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살면서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전쟁으로 인해 배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것에 도전하는 토토의 모습도 배울점이 많습니다.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어릴적 토토를 만난 적 있다면, 그 후의 토토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릴적 읽은 토토와 어른이 되어 읽은 토토는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독서 포인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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