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언어 -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고은지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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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뭐랄까. 이 책을 받아서 읽자마자 예전에 SNS에서 떠돌던 짤이 생각났다.

'가난하지만 함께하는 부모 vs 함께할시간은 적지만 부자인 부모'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상황이었는데

몇몇 어린이들이 후자를 선택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는 확실히 아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씁쓸했을뿐.


이 책의 저자는 이민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15살쯤 되던 해 부모님은 한국에서의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는다.

계약기간은 '3년'.

사춘기가 오고 부모의 손길이 조금은 덜 필요해지는 나이.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좋은 직장과 연봉. 그걸로 할 수 있는 뒷바라지.

3년간 잠시 한국에서 지내고 오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그렇게 부모님이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오빠와 둘이 남은 저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의 돌봄이 사라진 자리에 자살 충동과 섭식 장애 등

외로움을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만다. 

그렇게 부모님을 원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건 

한국에서 온 엄마의 손편지였다.



이 책은 엄마가 보내온 편지와 저자의 산문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편지에 대한 답장은 아니지만 편지와 산문을 번갈아 읽다보면 

편지를 뛰어 넘어 그 다음을 보게 한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한국어 편지를 붙잡고 있었을 어렸을 적 저자와

그 편지를 오래도록 썼을 엄마의 마음. 그리고 보관해 둔 48통의 편지와 

그 안에 담긴 모녀의 이야기.

"부모님이 사랑은 안 줬어도 자유를 주었다"고 말하며

비로소 이제야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한 저자에게

사랑을 많이는 못 줬어도 그 편지가 사랑 그 자체였을거라는 사실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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