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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차별의 경제학 - 가격 속에 숨은 소비심리의 비밀 18가지
사라 맥스웰 지음, 황선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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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격차별의 경제학




심리학과 경제학의 결합이라고 한다면 거창한 표현일까. 경제 문제를 설명하기위해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라는 것도 인간이 영위하는 분야 중 하나이므로 심리에 의한 분석은 논리적이고 타당하게 다가온다. 인간을 중심으로 존재하는 문제인 이상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설명이야말로 가장 명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통의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증명되는 가격이라는 것을 철썩 같이 믿고 따랐으며 거기에 대한 의심은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과서의 내용만으로 보아도 가격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한 산물이다. 그런데 이 책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결정된 가격을 일단 거부한다. 저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격결정의 요소는 ‘소비심리’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행동패턴을 바탕으로 경제적 현상을 분석하는 학문을 행동경제학이라고 한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가격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변화 심리적 변화 행동의 변화 등을 유도하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공급자나 소비자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가격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에 다다른다. 경제학을 깊게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신선한 개념들이 많이 등장한다. 새로 알게 되는 사실들도 많다. 점원이 없는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하지 않고 나가는 손님이 오히려 없다는 사실, 그 안에 미묘한 심리가 작용한다는 사실 가격 결정의 영역에 소비자는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 시키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다는 점 등, 책 전반에서 알려주는 사실들이 경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으로써는 새로운 사실들로 다가온다.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인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만족하는 가격 편이다. 소비자나 기업 일방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이 매겨진다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공정함이라는 틀 안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간 집중되지 못했던 가격에 대한 사고를 확장시킨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시장이라는 거대한 생존의 장에서 가격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정가가 표시된 물건을 파는 상인이 아닌 가격결정을 유동적으로 할 수 있는 업종에 있는 자영업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또한 사람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같은 듯 먼 두 분야에 모두 충실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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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
김은진 지음 / 도솔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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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


충격이다. 먹거리에 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줄여가며 되도록 시골에서 재배한 채소 등을 자주 먹어왔던 내 자신에게 이건 커다란 충격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무리 건강식을 챙겨먹었다 해도 이건 아이들 장난만도 못한 어리숙한 행동이었다. 우리는 막연하게 GMO식품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마트에서 음식물을 고를 때 되도록 GMO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식품을 고르려 한다. 여기까지가 나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의 상식이다. 하지만 이미 유전자조작식품은 우리 식생활 대부분의 영역에 광범위하게 침입해 있다. 가공된 식품 안에 존재하는 GMO는 표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국가가 우리를 어떠한 위험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역시 헛된 것이었다. 국가가 자신들의 사명감을 가지고 지키고자 하는 부류는 일반 국민이 아니라 일반 기업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국가가 나서서 GMO식품에 관련된 표시는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가로부터 그러한 서비스를 일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제공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여지껏 마음 놓고 먹어왔던 음식물들이 GMO를 기반으로 한 식품들로부터 왔다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광우병이 그렇듯 GMO식품의 위해성 또한 현대과학으로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위해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니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해성을 가늠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지를 판단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GMO식품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리고 더욱 문제 되는 것은 GMO식품의 유래가 정상적인 생태계 순환구조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DNA를 조작한 GMO식품이 어떠한 생태계파괴를 유발할지 아직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떠한 연구기관도 생태계파괴요인을 충분히 연구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그 연구기관들은 GMO식품을 어떻게 하면 손쉽게 만들어 상품화 시켜 투자가치 이상의 부를 창조해 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위험덩어리 식품을 취급하는 산업이 나날이 번창하고 있는 것일까. 역시 생각했던 대로 그 이유 안에는 기업과 국가의 기생구조가 창출해내는 비이성적인 경제질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구조의 핵심은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식민약탈구조와 자본주의의 속성이라는 너무 막강한 근본적 문제가 들어 있었다.


GMO식물들의 소비구조는 기업화된 생명공학기업이 GMO식물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생명공학기업이 (또한) 생산해내는 자기들이 판매한 GMO식물에 적합한 제초제내지 살충재를 판매를 하는 물고 물리는 순환구조가 그 안에 들어있다. 이미 계발단계에서부터 자기들이 만든 살충재내지 제초제에만 특화된 생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낸 GMO식물들을 판매하기 위해 거대기업들은 국가에 로비를 하고 자기들의 인력을 국가기관내에 심어두거나 국가기관에 있던 사람들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어떠한 이성적 증명도 GMO의 위험성을 국가내부에 관철 시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국가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미명아래 거래국가에 GMO식품을 생산하려 드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위험에 노출된 식품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GMO식품처럼 자본의 더러운 경제질서를 내포하고 있고 야금야금 전 지구적 생물체계를 위협하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달리는 추악한 인간의 내면이 잠재된 사례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덩달아 춤을 추는 국가들 이라니..... 나는 작가가 몇 개의 대안 중에서 자그마한 희망을 보았다. 물론 거대기업과 국가의 비인도적 행위에 비하면 너무 자그마하지만, GMO프리존 선언을 위해 지역사회 내에서 미약하나마 힘을 쏟아보기로 하였다. 시민운동가는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GMO프리존 운동의 당위에 대해 설명을 해내야 하겠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유기농의 개념에 입각한 소비를 하고 우리 고유의 종자보호와 종자개발을 위한 모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


책 한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한다. 이 책은 나에게 먹을거리에 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 주었으며 나아가 세상을 바로 보는 명확한 관점을 다시 한 번 환기 시켜 줬다.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더러운 자본의 식품들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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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의 몰락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황해선 옮김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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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문제는 개개인에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를 하고 실전을 쌓아도 알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는 것이 경제문제다. 부자아빠의 몰락은 친절한 해설서이다. 어려운 경제문제를 대학교수가 대중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책이다. 상당히 비판적인 관점으로 현재 경제문제에 대해 접근한다. 주류사회가 구축해 놓은 승자중심의 경제패턴을 분석하고 그것이 가져오는 문제들을 인식하게 한다. 결국 친절한 책들이 그러하듯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비판적인 경제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는 긍정적이고 가볍다. 교수가 집필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의 경쾌한 진행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이겨내게 해준다. 먼저 로버트 H. 프랭크교수가 현대 경제의 문제로 삼는 것은 일정한 소득의 성장률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성장해가는 상위 소수계층의 소득 성장률에 집중한다. 부의 편중된 분배라는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성장을 조명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비대해진 상위계층이 그 하위계층에 미치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인해 하위계층들이 겪게 되는 자기 목 조르기 식의 지출연쇄반응에 대한 문제를 집중 제기한다. 소득수준의 커다란 향상은 없는 가운데 상위계층만 바라보며 소비를 늘인 나머지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사회의 소비는 최소한의 소비를 넘어 최대한의 소비 시대를 거쳐 온 것 같다. 물론 경제 위기가 닥쳐오기 전의 일이다. 재미있는 예로 작가는 이벤트성으로 소개되는 초고가 소비품들을 들고 있다. 선전용 초고가 제품이 광고됨으로 인해 소득수준보다 높은 가격의 물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함에 있어 자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조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에 있어서도 주관적 소비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매체와 정부 기업이 조장하는 소비물결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저자는 모두가 소비경쟁의 구조에 있을 때 손해 보는 것은 모두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소비경쟁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노동과 스트레스 안에 투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비를 위한 삶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뻔한 일일 것이다.


저자는 일련의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누진소비세를 제시하고 있다. 소비에 대한 세금부과와 가파른 누진세율 적용으로 상위부유계층의 저축과 투자를 촉진시키자는 것이다.


반성하지 않는 자본주의, 오만한 자본주의는 당장이라도 모든 지구안의 자원을 씹어 삼킬 것처럼 달려들어 소비를 종용하고 있다. 하루 종일 TV를 통해 쏟아지는 광고들 신문을 채우는 광고들, 광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거대기업과 거대기업에 기대어 있는 듯한 현재 우리의 정부 아무리 봐도 힘없는 소시민인 우리들을 소비의 만찬에서 꺼내줄 구세주는 없는 듯하다. 불황과 경제위기라는 거시적 명제와는 상관없이 닌텐도 게임기는 어린이들에게 필수품이며 취업을 위한 여성들의 성형외과 수술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몰고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은 충분한 답을 주고 있다. (승자독식의 사회구조) 그리고 세금감면이라는 떡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승자들을 위한 정책임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답을 나름의 관점에서 제시해준다.


경제 분야에 어두운 나는 저자가 제시한 모범답안 보다는 저자가 분석해준 현대사회의 모습에 공감이 많이 간다. 왜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이렇게 명쾌하고 평이하게 분석해준 책을 본적은 없는 것 같다. 지금 당장 먹고 살기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나의 모습이 부유층의 소비패턴을 모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많이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을 포기할 수도 없다는 안타까움!!!)


한편의 완성도 높은 경제 분석과 경제대안제시의 글을 보고 나니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운 뿌듯함이 느껴진다. 앞으로의 삶이 조금은 밝아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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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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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북한이란 말 그대로 멀고도 가까운 나라다.


80년대나 90년대 초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운동권내의 소위 주사파들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정보들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이 보여줬던 북한의 이야기들은 상당부분 과장되고 미화되며 당시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던 모순에 대한 극대화된 표현을 위한 도구였던 것 같다. 반면 반공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들었던 북한의 모습은 또 다른 형태였다. 마치 아프리카의 미개발국가의 샤머니즘 지배국가인 것처럼 북한은 늘 그렇게 묘사되었다. 극우가 되었든 극좌가 되었든 그들이 제시하던 북한의 모습은 극단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념적 좌표에서 자유롭게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장성민 전 국회의원이 쓴 전쟁과 평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은 비교적 객관적인 자료에 바탕한 냉철한 북한 바라보기의 결과물 이라는 것이다. 물론 부분적으로 작가의 의견을 개진함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충분한 사료와 근거를 들어 북한사회를 바라보았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책은 크게 9개의 파트로 나뉜다.


북한 특유의 통치형태 때문에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김정일이라는 인물의 개인적 통치행위가 전 국가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작자는 김정일이라는 최고권력자를 바탕으로 북한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첫 장에서는 인간 김정일에 관해 바라보고 두 번째 장에서는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김정일의 건강에 대한 문제를 살펴본다. 세 번째 장에서는 김정일 이후의 권력구도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살펴보고 네 번째 장에서는 김정일이 막후 조정하는 북한식의 독특한 외교방식을 살펴본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의 한 축인 북한 핵 문제에 관한 고찰을 하고 여섯 번째 장에서는 다시 김정일 이후의 북한 체제에 관한 여러 가설들을 유추해 본다. 일곱 번째 장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덟 번째 장에서는 우방이면서도 사이가 멀어져 가고 있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관계를 살펴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작가가 제시하는 한반도의 평화조건을 들어볼 수 있다.





다각적으로 북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짜임새 있는 주제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가 이 책의 전체를 통해 제시하고자 하는 바는 어떻게 하면 북한을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에 동참시키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을 해제하고 미국을 통한 우호적인 경제원조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나아가 발전하는 북한과 우호적인 미국을 통해 영구적으로 한반도 내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작가가 제시하는 한반도 문제의 가장 강력한 해결책은 북, 미간 정상회담을 통한 북미 일괄타결안을 제시한다. 간단하게만 생각했던 북미간의 관계는 이 책을 통해 바라본 결과 수많은 역학관계가 얽혀있는 복잡다단한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과 미국과의 문제를 넘어 북한과 중국 북한과 일본 북한과 남한 사이에 존재하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치밀하게 맞물려 있어 한 두 가지 변수의 등장에 따라 다양한 양태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들을 일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작가는 북미간 정상회담을 통한 북미 일괄타결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최고 권력자들이 결단을 내리면 하위로 내려가면서 그 결단을 구체화시켜 한반도 평화를 고착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렇다. 누군가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런 저런 계산을 넘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고 접근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찾아오는 길인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결단을 내릴 주체가 우리자신이 아니라 너무 먼 나라인 북한과 또한 먼 나라인 미국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가려져 있던 북한에 대한 새로운 부분들을 자세히 알려준다. 한반도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두운 역사 때문에 알아야 할 부분까지 가려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마치 아침 신문을 읽는 것처럼(좀 두껍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어려운 용어는 최대한 자제한 작자의 배려가 눈에 보인다. 인간 김정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도 보이고 일방적으로 북한과 국제정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라는 거대한 화두에 쉽게 접근해 가기 위한 충분한 대중서적임이 틀림없다. 아쉬운 점은 군데군데 있는 오타와 미묘한 부분에서의 문법적 실수 등이다. 전문 작가가 아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교정파트가 이런 부분을 놓졌다는 것은 아쉽다. 양서의 가치를 조금 낮추는게 아닌가 싶다.





어느날 김정일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그것이 왜 그리 큰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본 결과 김정일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나면 엄청난 변수와 상황이 돌출되게 되어있다. 그것은 바로 한반도 내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었다. 역사소설을 읽듯 누가 그의 뒤를 이어 왕좌에 오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내가 사는 이 사회가 변화해 가느냐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만큼 북한문제는 우리 그리고 나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이 핵을 사수하고자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단순히 미국에 대한 협상카드로만 생각했지만 핵을 통해 가질 수 있는 지위와 피해가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이책을 읽고 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핵은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정세적으로나 복잡한 위치에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대변해주는 하나의 매개체였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줄곧 생각한 것은 한반도 안에 전쟁이라는 악몽이 한 순간에 일어날 수도 있고 영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정책결정자들의 미묘한 판단에 의해 전쟁이냐 평화냐의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반도 안에 살고 있는 힘없는 소시민의 한사람으로 북이든 미국이든 오판을 통한 섣부른 전쟁은 한 민족의 운명을 어둠으로 몰아넣을 수 는 중차대한 일임을 알았으면 한다.






객관적 실체로써의 북한에 대해 접근하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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