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의 몰락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황해선 옮김 / 창비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경제문제는 개개인에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아무리 공부를 하고 실전을 쌓아도 알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는 것이 경제문제다. 부자아빠의 몰락은 친절한 해설서이다. 어려운 경제문제를 대학교수가 대중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책이다. 상당히 비판적인 관점으로 현재 경제문제에 대해 접근한다. 주류사회가 구축해 놓은 승자중심의 경제패턴을 분석하고 그것이 가져오는 문제들을 인식하게 한다. 결국 친절한 책들이 그러하듯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비판적인 경제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문체는 긍정적이고 가볍다. 교수가 집필한 것이 맞나 싶을 정도의 경쾌한 진행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이겨내게 해준다. 먼저 로버트 H. 프랭크교수가 현대 경제의 문제로 삼는 것은 일정한 소득의 성장률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성장해가는 상위 소수계층의 소득 성장률에 집중한다. 부의 편중된 분배라는 측면에서 상위계층의 성장을 조명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비대해진 상위계층이 그 하위계층에 미치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인해 하위계층들이 겪게 되는 자기 목 조르기 식의 지출연쇄반응에 대한 문제를 집중 제기한다. 소득수준의 커다란 향상은 없는 가운데 상위계층만 바라보며 소비를 늘인 나머지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사회의 소비는 최소한의 소비를 넘어 최대한의 소비 시대를 거쳐 온 것 같다. 물론 경제 위기가 닥쳐오기 전의 일이다. 재미있는 예로 작가는 이벤트성으로 소개되는 초고가 소비품들을 들고 있다. 선전용 초고가 제품이 광고됨으로 인해 소득수준보다 높은 가격의 물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비함에 있어 자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조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에 있어서도 주관적 소비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매체와 정부 기업이 조장하는 소비물결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저자는 모두가 소비경쟁의 구조에 있을 때 손해 보는 것은 모두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소비경쟁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노동과 스트레스 안에 투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비를 위한 삶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뻔한 일일 것이다.


저자는 일련의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누진소비세를 제시하고 있다. 소비에 대한 세금부과와 가파른 누진세율 적용으로 상위부유계층의 저축과 투자를 촉진시키자는 것이다.


반성하지 않는 자본주의, 오만한 자본주의는 당장이라도 모든 지구안의 자원을 씹어 삼킬 것처럼 달려들어 소비를 종용하고 있다. 하루 종일 TV를 통해 쏟아지는 광고들 신문을 채우는 광고들, 광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거대기업과 거대기업에 기대어 있는 듯한 현재 우리의 정부 아무리 봐도 힘없는 소시민인 우리들을 소비의 만찬에서 꺼내줄 구세주는 없는 듯하다. 불황과 경제위기라는 거시적 명제와는 상관없이 닌텐도 게임기는 어린이들에게 필수품이며 취업을 위한 여성들의 성형외과 수술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몰고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은 충분한 답을 주고 있다. (승자독식의 사회구조) 그리고 세금감면이라는 떡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승자들을 위한 정책임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답을 나름의 관점에서 제시해준다.


경제 분야에 어두운 나는 저자가 제시한 모범답안 보다는 저자가 분석해준 현대사회의 모습에 공감이 많이 간다. 왜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이렇게 명쾌하고 평이하게 분석해준 책을 본적은 없는 것 같다. 지금 당장 먹고 살기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나의 모습이 부유층의 소비패턴을 모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많이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을 포기할 수도 없다는 안타까움!!!)


한편의 완성도 높은 경제 분석과 경제대안제시의 글을 보고 나니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운 뿌듯함이 느껴진다. 앞으로의 삶이 조금은 밝아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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