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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투자자의 회상 - 제시 리버모어 월가의 영웅들 4
에드윈 르페브르 지음, 이미정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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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리버모어는 투자의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인물중 하나일 것이다.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어린 나이부터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어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으며, 모두가 공포에 떠는순간(대공황)에 가장 큰 기회를 잡아 부를 일군 인물이다. 그러나 그 후 60대의 나이로 권총자살을 하며 생을 마감한 것까지 어찌 보면 너무도 인간적이며 그 가운데서도 투자자로서의 정점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보기에 참 궁금할법한, 말 그대로 문제적 인간이다.



이 책은 제시 리버모어 본인의 자서전이 아니다. 래리 리빙스턴 (래리와 제시, 리버모어와 리빙스턴...왠지 발음이 제시 리버모어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인 소설이다. 하지만 1인칭 시점의 글이다 보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리버모어의 회상을 듣는 느낌이다. 

책의 초반부는 어렸을적 주인공이 여러 주식거래소를 드나들며 겪었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록이 꽤 길게 드러나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많이 긴 느낌도 든다. 어린 나이지만 추세를 판단하는 천부적인 능력때문에 손해를 보게 되는 사설거래소에 의해 반복적으로 쫓겨나고 다른 거래소를 찾아다니는 그 과정이 반복적으로 묘사된다.

살짝 지리한 묘사 속에 초반부 가장 공감가는, 나를 이야기하는 듯한 내용을 만나게 됐다. 중수 호구가 진짜 호구라는 내용이다. 초보는 잘 모른다는걸 스스로 인정하지만 중수는 스스로 좀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정말 알아야할 대상은 시장인데, 중수 호구는 고수 호구에게 들은 몇마디를 더 심각하게 연구한다.

하지만 또 하나, 그가 스스로를 호구로 묘사한 이유가 이채롭다.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못 살리고 작은 이익에서 멈췄기 때문이다. 이익을 보고도 자책하던 리버모어의 모습...아마 훗날 공포속에서 큰 베팅을 할 수 있는 심적 자양분이 아니었을까.   


이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 래리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주변인물이 여럿 등장하는데 그 중 처음이 패트리지라는 노인이다. 소설속 등장인물이기 때문에 실존인물중 누구를 모델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추세매매의 대가라는 별칭을 헌사받는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관, 그 바탕을 만들어준 사람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인상적인 것은 주인공 래리는 여가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투자생활이 낚시, 골프와 같은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게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책 곳곳에서 드러나듯 주인공은 절약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차가 됐든 여행이 됐든...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랄까? 인생을 즐기는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체득하게 되는 만고 진리의 교훈이 여기도 등장한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은 절약의 습관을 쉽게 잊으며, 돈이 없어져도 소비의 습관은 쉽게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를 쓴 웃음 짓게 한, 부정할 수 없는 촌철살인의 한마디.

나도 지금 저 마음이다.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이 악몽이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다.

시장이 희망대로 움직이기 시작할때 결코 조급해하지 않으리라. 호구가 되지 않으리라.



퍼시 토머스. 래리의 투자관에 영향을 끼친, 그가 매우 존경하던 인물.

토머스가 래리와 원래부터 생각이 비슷했다면 그를 존경할 일도 없었으리라.

토머스의 조언을 무시하고 면화 거래에서 자산의 90%가 날아가는 큰 손해를 보게 된 래리는 역설적으로 자신과 다른 냉철한 토머스의 면모에서 많은 걸 배운다. 그리고 경험이 냉철함을 담보해주는 것도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래리가 시장 조작에 손을 대는 여러 종목중 철강종목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임페리얼 스틸이다. 말 그대로 등락도 없고 시장의 관심을 못 받는 소외 종목이다. 그러나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분명 매력도가 있는 주식이기도 하다. 래리는 자신의 시장 조작이 시작되고서 시장으로부터 충분히 조명받을 수 있는 주식을 선별했다.

지금의 투자자들이 따라할래야 할 수도 없을 비현실적 스토리이긴 하지만, 리버모어의 삶 자체가 영화같지 않은가. 다양한 주가 조작 사례들이 등장하는 이 책 후반부는 말 그대로 소설 같이 읽히는 부분이다.    



이 책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콘솔리데이티드 스토브라는 주식 사건이다. 죠슈아 울프라는, 당시 세기의 투기꾼으로서 래리 리빙스턴보다도 훨씬 유명했던 뉴욕의 투기꾼과 함께 하며 겪은 배신과 보복의 스토리가 들어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는 투자자들과 또 금융당국을 향한 조언 혹은 제언이 들어있는데, 그가 시장의 허점을 파고 들어 만들어낸 수많은 스펙타클한 경험이 바탕이 된듯한 느낌이다.

 

 

제시 리버모어, 혹은 래리 리빙스턴의 투자 내역 대부분은 선물거래, 공매도 등이었기 때문에 그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때 그때 이 스토리를 따라가기 위한 생각의 시간이 필요했다. 같은 이유로 초보투자자가 이 책을 100프로 이해하며 따라가긴 무리가 있을 지도 모르지만 선물의 기본개념만 공부하고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장기투자를 혐오(?)했던 리버모어의 삶을 투영한 책, 그럼에도(?) 신입 트레이더들의 필독서라는 찬사를 받는 이 한 권은 투자 스킬보다는 그의 영욕의 삶을 배운다는데 가치가 있을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캐치미 이프유캔 영화가 생각난건 왜일까? 리버모어의 이야기도 영화로 제작된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이 책은 그 정도의 재미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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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엑설런트 -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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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생각한 효용은 두가지다.

첫째,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내가 필요로 했으나 존재를 모르고 있던 유용한 어플리케이션들에 대한 정보.

둘째,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 좋은 투자처에 대한 정보.


이 책은 고객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국내외 26개 회사들에 대한 소개라고 할수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즈니스라는 것은 결국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프로덕트 마켓 핏'이다.

쉽게 풀이하면 어떤 타이밍에 소비자의 어떤 니즈를 충족시키느냐를 의미한다.

과거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가 그랬듯, 이 책에서도 그런 이유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가 등장한다.

또한 소소하지만 디즈니같은 거대기업이 어떤 기회요인을 놓쳤고 잡아냈는지 흥미롭게 기술되어있다. 

라이온킹의 성공으로 '디즈니의 왕'으로 불리던 마이클 아이즈너가 새로운 변화에 주저하다가 결국 물러나고, 밥 아이거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픽사, 마블 등을 인수하며 또 한번의 도약을 일군 스토리가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일반 소비자로서는 평소에 듣기 힘들었던, 몰로코등의 여러 우량 B2B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그 또한 신선했다. 다만 몰로코의 사업모델이 대성공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광고 데이터 수집에 대한 메커니즘에 대한 서술은 나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버거웠다.

그리고, 서너군데 오탈자가 보이는게 아쉬운데 이것은 다음 판형에 반영될거라 기대한다.

 

이 책을 덮으면서 - 이 글의 처음에 기술했던 - 내가 기대한 효용은 120% 충족된듯하다.

투자의 아이디어로서는 gs리테일과 몰로코라는 기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다만 몰로코는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으로 보인다), 소비자로서는 정육각, 마인드카페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이 책은 심도깊은 경영 관련 서적은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디저트같은 책이다.

하지만 내가 써볼만한, 나아가 훗날 상장을 통해 내게 투자수익까지 줄 수 있을법한 히든 챔피언들을 발굴하는 효용을 다른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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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규칙
매튜 갈가니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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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초반에 밝히고 있듯, 윌리엄 오닐의 명저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의 구체적 실행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을 투자에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investors.com에서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어쩌면 그 사이트를 기반으로 어떻게 쉽게 투자종목과 타이밍을 잡을수 있을지에 대한 매뉴얼이기도 하다.

이 책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것은 좋은 종목을 선정하라는 것(그조차도 하염없는 장기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타이밍이 적절할때만 자금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그 '시장의 타이밍'이라 함은 증시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음이 명확해졌을때, 또한 차트로 드러나는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확인된 이후를 말한다.



특히 좋은 종목의 요건으로 캔슬림(CANSLIM)이라는, 7가지 조건의 앞글자를 딴 키워드로서 독자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한가지 기억나는 것은 저PER에 절대 집착하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다. 보통 증권방송에서도 보면 PER10을 기준으로 저평가종목을 평가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좋은 종목에 그만한 값을 치르는 것을 아까워해선 안된다고 충고한다.



주식 아니라 투자를 할때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격언이 '시장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이다. 나 또한 가치투자라는 변명을 반복하면서, 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놓쳐 이미 확보하고 있던 수익을 죄다 까먹은 경험이 있다. 그런 나에게 꾸중하듯이 저자는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이 안 좋을때는 철저히 이른 타이밍에 매도를 해야한다고 반복적으로 적고 있다.

오랜 기간의 통계로써 저자는 선도종목 8가지중 하나만이 그 다음 활황기에 또다시 승자가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으로 시장과 종목을 반복 점검하며 적절한 수익을 얻었을때 미련없이 다른 고기를 낚으러 떠나야 함을 의미한다.



일단 좋은 종목을 선정하고 나서 적당한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기 위해 차트는 필수적이라는 점도 주된 강조대상이다.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은 필수적이며 이들이 해당종목을 매입, 매도하기 시작할 때 이는 차트에 드러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우리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속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IBD(Investmentor's Business Daily)라는 정보지를 통해 종목 선정과 진입, 탈출 타이밍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 (*해당언론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월 34불 정도의 구독료를 치르고 온라인 구독이 가능한 것으로 나온다)



이 책의 중후반부에선 차트를 해석하는 법에 대해 상당히 비중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중요한 것은 10주 이동평균선이다. 이를 이탈하면 일단 노란 불이 켜졌다고 봐야한다. 다만 하락하더라도 평균거래량을 밑돈다는 것은 기관의 매도세가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언제든 다시 매수로 돌아설수 있음을 암시한다.

제시된 그림은 우리가 대표적 우량종목의 하나로 쉽게 떠올리는 '애플'의 2012년 차트다. 이처럼 시가총액이 어마어마한 종목이더라도 적당한 탈출 타이밍을 놓치면 이미 확보한 수익을 하릴없이 놓칠수 밖에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오랜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25%의 수익, 7~8% 하락시의 손절 원칙을 철통처럼 지키라는 등의 매우 구체적인 투자원칙을 여러가지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차트의 모양에 따라, 거래량의 변화에 따라서는 재진입도 가능하다는 점도 부연하고 있다. 요점은, 장이 좋든 나쁘든 손 놓고 있지 말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장이 좋지 않아도 역사적인 상승장의 시장이 조용히 임박중인지 누가 알겠는가. 그 단서는 차트에서 찾을수 밖에 없다.



또 하나, 꾸준한 마켓 워칭을 위해서는 종목이 지나치게 많아선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달걀을 나눠 담는 기준은 본인이 지속적으로 감시, 관리가능한 종목의 숫자가 되어야 한다. 저자가 예로 들듯이 열다섯개의 종목을 매수해놓고 시장 전체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때 바로 바로 대처할 엄두조차 못 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투자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다만, 이 '투자의 규칙' 한국판을 읽을 대부분의 독자는 당연히 한국인일 것이며, 모든 내용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아쉽다. 예컨대, 제시된 신문 기사들이 온라인으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화면 포맷으로 바뀌어 실렸다면 이 책과 IBD를 함께 활용하기 더욱 쉬웠을거라는 마음이다.

우리나라의 시장 특성이 미국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나는 미국시장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것같다. IBD 멤버십 가입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참 잘 읽힌다.

400쪽이 넘지만 페이지당 글자수가 많지 않아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같은 충고를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반복 주입시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진리를 우리가 몰라서라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행까지 이르는데 실패하는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한 확신에 큰 보탬을 준 것이 이 책이다.

난이도도 결코 높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관심있는 지인에게 부담없이 권할 수 있을 안내서이다.

저자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해주는 지도를 따라- IBD를 나침반 삼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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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 - 산업 혁명과 서부 개척 시대를 촉발한 리볼버의 신화 건들건들 컬렉션
짐 라센버거 지음, 유강은 옮김, 강준환 감수 / 레드리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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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자라면 대부분 어릴적에 소위 BB탄이라는 초소형 화약이 들어간 모형 총기를 쏴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남자아이들의 강한 것에 대한 동경은 신체적 무력을 탐하다가 차차 무기라는 더 강력하고 편리한 대안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잠시 잊었던 기억을 군대 사격훈련을 통해 되살리곤 한다. 그게 마지막이다. 전역을 하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사회적인 지위를 통한 힘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거세된 원초적 남성성을 회상시켜주는 물건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총임을 부정할수 없다. 로봇? 그 또한 무기이다. 총이나 빔을 쏘지 못하는 로봇이 하나라도 있었나? 

베레타, 스미스앤웨슨 등등의 브랜드가 있지만 적어도 어린시절 내게 인식된 최초의 권총은 콜트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콜트社의 창립자에 대한 평전을 얻어 읽는 기회가 왔다. 


새뮤얼 콜트는 어렸을때부터 여러모로 남다른 인물이었다. 반항기가 다분했고, 사고뭉치였는데 그 사고의 스케일 또한 상당했고 내용 또한 독창적이었다. 그 기저엔 빨리 성공하고 싶은 야망이 있었기에 표출된 모습이 아니었을까 한다.

 자신이 사는 마을 호숫가에서 배를 폭발시킬거라는 광고를 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전기를 이용한 폭발시연을 감행한다. 오늘날에야 초등학생들만 해도 전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전구로 불을 밝히는 실험을 해보지만, 그 당시 19세기 초기만 해도 어린 콜트의 이런 시도는 매우 대담하고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한마디로 그는 어릴때부터 사람의 관심을 끄는 법을 아는 인물이었고, 결국 그걸 돈으로 연결시킬수 있다는 점 또한 본능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때는 친구들을 모아 언덕에서 선생님 이름을 호명하며 대포를 쏘기도 한다. 한마디로 상상초월의 캐릭터인 것이다. 


훗날 그의 쇼맨십은 아산화질소 가스를 이용한 시연 사업에도 활용된다. 90년대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우리가 흔히 웃음가스로 알고 있는 그 가스를 대중들에게 소개한 것이다. 이는 콜트가 생각했던 리볼버 권총 생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게 된다. 

이런 콜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홍보의 전설로 불리는 PT 바넘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 중반부에도 그 바넘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아무튼 개인적으로 둘은 매우 비슷한 - 사기꾼 기질마저도- 유형의 인간으로 느껴졌다. 


콜트가 사업을 하는데 의지했던 첫번째 인물은 그의 아버지였다. 그 또한 대담하고 강인한 인물이었음을 처음부터 느끼게 된 일화가 있는데, 아들 샘이 철들게 하기 위해 배를 타도록 조치했다는 점이다. 반항아였던 콜트지만 그는 아버지를 신뢰했고 따랐다. 배를 탄 기간동안 많은 고생을 겪었지만 훗날 사업을 하는 때까지 물적, 심적 조력자로서 아버지를 의지한다.  

역사속 많은 독재자 타입의 인물이 그렇듯 샘 또한 가족애가 지극했다. 그렇지만 47년에 불과한 그의 삶속에 녹아있는 가족사는 평탄하지 않았다. 어릴적부터 형제를 잃는 경험을 해야했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형 존 때문에 마음 아파했고, 나중에는 자식을 잃는 슬픔 또한 겪게 된다. 

미국을 총기의 나라로 만드는데 누구 못지 않게 일조한 인물에게 주어진 천형이었을까. 

 

가족사는 아픔이 많았지만, 적어도 사업에 있어서는 - 마치 오늘날의 일론 머스크를 떠올리게 하는 이기적이며 천재적인 사업가였던 콜트에겐 - 다양한 조력자들이 존재했다. 인격적으로 존경받기 힘든 인물이었음에도 그와 상반되는 신사적인 그리고 똑똑한 엔지니어가 옆에 있었고 콜트리볼버의 탄생에 기여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피어슨과 루트가 그 예이다. 결국엔 보수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콜트와 파국을 맞게 되지만 그 전에 결정적인 순간까지는 함께 함으로써 콜트 앞의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결국 콜트의 성공 뒤에 미국의 모든 역사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문에 표현되었듯이, 살인, 자살, 사고, 강도 심지어 영화속 보안관과 무법자들의 손에는 콜트리볼버가 있었기 때문이다. 

 

콜트는 모든 시간을 돈을 벌거나 절약하는데 쓰고 싶어하는 천성을 가진 인물이었다. 총기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가지 사업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였다. 그렇지만 그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 

 

사업가적 기질이 지나치게 발현된 또 하나의 결정적 장면은 그가 남북전쟁중 남부군측에 총기를 판매한 점이다. 다른 총기업자들이 남부에 제품을 판매하길 포기하는 중에도 콜트는 그러지 않았던 것이다. 사업가로서는 이해가 가는 모습이지만, 그 대상이 총이라는 점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는 동족끼리의 살상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인물로 평가될 여지를 남기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러한 평가가 가혹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가 진실로 총기문화를 주도한 인물인가? 오히려 기존의 문화속에서 거부할 수 없는 시장의 필요를 채우는데 좀 더 적극적이었던 인물로 볼 순 없을까?

불이 그러하듯, 총 역시 누구의 손에 들려있는가에 따라 평화를 가져올 영웅을 만들기도 하고 히틀러를 만들수도 있다. 

콜트가 없었다한들, 누군가는 콜트의 역할을 했을것이다.

 

질풍노도와 같던 미국의 근대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인물중 하나로 새뮤얼 콜트를 이야기하기엔 모자람이 없을것이다. 개인적 감상을 말하자면, 평전이라기보다는 콜트라는 프리즘을 통해 미국 근대사를 살펴보게 하는 조금 말랑말랑한 역사서라 해도 무방하다.

독특하고 멋진 책이다. 기꺼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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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킵.바잉 -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3개의 단어
닉 매기울리 지음, 오수원 옮김, 이상건 감수 / 서삼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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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반 투자자들은 책을 통해 현인들의 아이디어를 배워보려 한다.

나 또한 그런 사람중 하나다.

때문에 가치투자(처음엔 이게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차트(진정한 투자도 시장앞에선 무력함을 느끼고서 눈 돌린 곳)에 관한 책들도 꽤 읽었다. 여러가지 배움을 얻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성공할수 있는 투자에 대한 감이 안 잡히는게 사실이다. 따라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비교적 테크니컬한 부분에 대한 책이었다면, 지금 소개할 이 책은 참고서에 비유하자면 개념서, 그런데 쉽게 잘 읽히는 개념서라는 느낌에 가깝다.

저자 닉 매기울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자문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은 주식투자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되는 시드머니를 어떻게 만들것인가부터 여러가지 데이터를 통해 독자에게 확신을 주고 반복학습시킨다.


첫장에 이런 문구로 시작하는데, 오해하지 마시라. 저축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저축부터 해야한다는 말이다.

전술했듯, 이 책은 어쩌면 재테크 전반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차 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본업을 통한 기본적인 종잣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저자의 첫번째 메시지이다.


 

노동소득, 자본소득이라는 말을 흔히 들을수 있는 요즘이지만 저자는 전자를 '인적 자본'이라는 멋드러진 표현으로 치환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장, 단점을 따져보며 비교해주는데, 자신이 가진 지식을 파는 것에 대해 논한 부분이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는다.

 

이 책에서는 몇가지 저자 나름의 신조어가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시간지평'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돈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할 수 없다. 결혼, 주택구입등 목돈을 써야하는 타이밍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생에 몇번 오는 그런 소비의 타이밍에 써야할 돈, 다시 말해 돈을 불려나가는 본격적 투자기에 들어서기 전 해두어야할 보편적 안전장치(?)에 쓸 돈을 마련하는 기간으로 이해했다. 즉, 자신의 급여를 기준으로 목표액 도달까지 예상되는 기간을 '시간지평'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각자의 시간지평은 다를수 밖에 없다. 저자는 그 시간지평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돈을 모으는 방식이 달라져야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늙고 각자의 인적자본, 즉 노동력은 점점 약화될수 밖에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인적자본을 금융자산으로 바꾸어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저축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투자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주식, 채권뿐 아니라 투자형 부동산, 리츠, 심지어 농지까지 범위를 확장시켜 각 투자대상의 장단점을 살펴준다. 내가 이 책은 주식투자서적이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이다. 돈을 모으고 쓸 때의 마인드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조언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그 핵심메시지는 '돈을 모으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함임을 잊지 마라'였다.

특히 최근에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리츠에 관해서는 조금 더 흥미롭게 읽었다. 또, 저자의 평가를 통해 '부동산 기반이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조금 안정적이지 않을까' 했던 나의 막연한 짐작을 수정하게 됐다.

사실, 저자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시작되는 곳은 12장 '개별주식에 투자해선 안되는 이유'부터라고 생각한다. 개별주식을 선정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의 허무함(?), 그리고 인덱스주식에 최대한 빨리 투자를 시작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점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데이터에 기반해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보여준다.


 

최저점에서 매수(바이더딥)하는게 최고 아닌가? 모두가 생각할 것이다.

평균단가분할매입법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적립식 투자인데, 바이더딥 전략은 환상에 불과한 이유가 어떻게 제시되는지 여러분들도 이 책에서 읽어보시길 바란다.

일부만 발췌해서 이미지를 올리다보니, '근거라는게 이게 다야?' 하시는 분들이 있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또 하나 흥미롭게 읽었던 것이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출렁였던 주식시장을 표본으로 하여 데이터를 보여준 부분이었다. 2020년 3월23일은 전세계 주식시장이 한달만에 30%이상 폭락하며 최저점을 찍었던 시점이었다. 시장이 재반등하고 시일이 꽤 지난 후에 '저점매수의 찬스'였던 그날을 입맛 다시며 아쉬워한 경험이 나만 있는건 아닐 것이다.

'그때 내가 자금을 투여했다면 어땠을까' 하릴없는 후회하는 나같은 투자자들에게 저자가 주는 메시지도 흥미로웠다.

그런 환상적인 가정이 이루어졌더라도 나의 투자금이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불어나진 않았을거라는 것이다. 물론 그 또한 자료를 통해 제시된다.

다른 투자서를 통해 미국의 연금계좌인 401계좌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강력한 혜택을 부여하는지 읽은 기억이 있다.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될수 밖에 없으며, 이것이 그나라 시장이 한층 매력적인 이유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시장은 승리할수밖에 없구나' 생각하던 나에게 닉 매기울리는 또 한번 뒤통수를 친다. 사실 한국 주식시장을 주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이 챕터가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수 있지만 S&P나 나스닥을 타겟으로 삼는 분들에게는 일독해볼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우리는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행동심리학이 각광받는 이유도 아마 이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총평하자면, 전반적으로 투자에 관해 이미 들어본 메시지도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장을 설파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강하고 더 흥미롭게 읽힌다.

우리가 살면서 지식을 실천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많은 경우는 어쩌면 확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知를 動으로 옮기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확신을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차트를 보고 시황뉴스를 살피며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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