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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규칙
매튜 갈가니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2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저자가 초반에 밝히고 있듯, 윌리엄 오닐의 명저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의 구체적 실행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을 투자에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investors.com에서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어쩌면 그 사이트를 기반으로 어떻게 쉽게 투자종목과 타이밍을 잡을수 있을지에 대한 매뉴얼이기도 하다.
이 책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것은 좋은 종목을 선정하라는 것(그조차도 하염없는 장기투자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시장의 타이밍이 적절할때만 자금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그 '시장의 타이밍'이라 함은 증시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음이 명확해졌을때, 또한 차트로 드러나는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확인된 이후를 말한다.

특히 좋은 종목의 요건으로 캔슬림(CANSLIM)이라는, 7가지 조건의 앞글자를 딴 키워드로서 독자에게 주입시키고 있다.
한가지 기억나는 것은 저PER에 절대 집착하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다. 보통 증권방송에서도 보면 PER10을 기준으로 저평가종목을 평가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좋은 종목에 그만한 값을 치르는 것을 아까워해선 안된다고 충고한다.

주식 아니라 투자를 할때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격언이 '시장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이다. 나 또한 가치투자라는 변명을 반복하면서, 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매도 타이밍을 놓쳐 이미 확보하고 있던 수익을 죄다 까먹은 경험이 있다. 그런 나에게 꾸중하듯이 저자는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이 안 좋을때는 철저히 이른 타이밍에 매도를 해야한다고 반복적으로 적고 있다.
오랜 기간의 통계로써 저자는 선도종목 8가지중 하나만이 그 다음 활황기에 또다시 승자가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으로 시장과 종목을 반복 점검하며 적절한 수익을 얻었을때 미련없이 다른 고기를 낚으러 떠나야 함을 의미한다.

일단 좋은 종목을 선정하고 나서 적당한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기 위해 차트는 필수적이라는 점도 주된 강조대상이다.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은 필수적이며 이들이 해당종목을 매입, 매도하기 시작할 때 이는 차트에 드러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우리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속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IBD(Investmentor's Business Daily)라는 정보지를 통해 종목 선정과 진입, 탈출 타이밍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 (*해당언론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월 34불 정도의 구독료를 치르고 온라인 구독이 가능한 것으로 나온다)

이 책의 중후반부에선 차트를 해석하는 법에 대해 상당히 비중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중요한 것은 10주 이동평균선이다. 이를 이탈하면 일단 노란 불이 켜졌다고 봐야한다. 다만 하락하더라도 평균거래량을 밑돈다는 것은 기관의 매도세가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언제든 다시 매수로 돌아설수 있음을 암시한다.
제시된 그림은 우리가 대표적 우량종목의 하나로 쉽게 떠올리는 '애플'의 2012년 차트다. 이처럼 시가총액이 어마어마한 종목이더라도 적당한 탈출 타이밍을 놓치면 이미 확보한 수익을 하릴없이 놓칠수 밖에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오랜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25%의 수익, 7~8% 하락시의 손절 원칙을 철통처럼 지키라는 등의 매우 구체적인 투자원칙을 여러가지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차트의 모양에 따라, 거래량의 변화에 따라서는 재진입도 가능하다는 점도 부연하고 있다. 요점은, 장이 좋든 나쁘든 손 놓고 있지 말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장이 좋지 않아도 역사적인 상승장의 시장이 조용히 임박중인지 누가 알겠는가. 그 단서는 차트에서 찾을수 밖에 없다.

또 하나, 꾸준한 마켓 워칭을 위해서는 종목이 지나치게 많아선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달걀을 나눠 담는 기준은 본인이 지속적으로 감시, 관리가능한 종목의 숫자가 되어야 한다. 저자가 예로 들듯이 열다섯개의 종목을 매수해놓고 시장 전체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때 바로 바로 대처할 엄두조차 못 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투자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다만, 이 '투자의 규칙' 한국판을 읽을 대부분의 독자는 당연히 한국인일 것이며, 모든 내용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아쉽다. 예컨대, 제시된 신문 기사들이 온라인으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화면 포맷으로 바뀌어 실렸다면 이 책과 IBD를 함께 활용하기 더욱 쉬웠을거라는 마음이다.
우리나라의 시장 특성이 미국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시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나는 미국시장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것같다. IBD 멤버십 가입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참 잘 읽힌다.
400쪽이 넘지만 페이지당 글자수가 많지 않아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같은 충고를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반복 주입시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진리를 우리가 몰라서라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행까지 이르는데 실패하는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한 확신에 큰 보탬을 준 것이 이 책이다.
난이도도 결코 높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관심있는 지인에게 부담없이 권할 수 있을 안내서이다.
저자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해주는 지도를 따라- IBD를 나침반 삼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