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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말리 - 노래로 태어나 신으로 죽다
스티븐 데이비스 지음, 이경하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만해도 밥 말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인물인지 전혀 상상이 되질 않았다. 레게라는 음악장르도 내게는 생소하지만 밥 말리에 대해서는 더 생소했다. 그래서일까? 더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과연 어떤 사람길래 “노래로 태어나 신으로 죽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을 공부하고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밥 말리는 그렇게 생소한 인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중음악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나로서는 이 이름은 너무나도 생소한 인물이었다. 그가 유명했었는지 그의 노래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등등은 내겐 전혀 관심 밖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집어드는 순간 후회했다. 처음 읽는 순간부터 무슨 말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나라 말인데 왜 이렇게도 이해가 되질 않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번 집어던졌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그때서야 조금씩 이해가 되었지만 아직도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레게를 알기 위해서 밥 말리의 팬에게 필요한 단 한권의 책이라는 말처럼 어느 정도 밥 말리를 알고 있는 사람에겐 어쩌면 이 책 한권이 밥 말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처럼 무작정 알고자 덤빈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이 책이 밥 말리 자신이 스스로 이애하는 소위 ‘말하는’ 전기를 쓰기 위해 녹음된 밥의 인터뷰를 소리나는 그대로 옮겨 두었다라고 하는 책의 설명을 유심히 볼 것을 그랬나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말 그대로 뭔가 두서없이 적혀있는 듯한 느낌을 내가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는 밥이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에서 밥이 죽고 난 사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인인 아버지와 흑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밥 말리. 늘 생계를 걱정해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말이다.




자신이 나아가야할 길이 노래라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그의 삶의 전부는 노래가 된다. 그런데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하는 그러한 노래가 아니라 그의 노래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먼저 에티오피아를 고향으로 그리는 흑인의식과 그곳의 황제를 살아있는 신으로 떠받드는 라스타파리 종교가 그의 음악의 지주 역할을 한다. 그가 만든 노래의 대부분은 이러한 라스타파리 종교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마리화나를 하는 것, 머리카락을 훼손하지 않는 드레드락스 헤어 등은 바로 이 라스타파리 종교에 기원하고 있다.




또한 노래를 통해 차별과 소외에 저항하며 반란을 꿈꾸기도 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는 늘 꿋꿋하다. 그는 늘 자신의 음악이 자신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노래로 모든 것을 하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피부암을 통해 발가락을 잘라내기도 하고 뇌종양 때문에 짧은 생을 마감할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가 세상에 남긴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이 책은 보여준다. 나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 그가 정말로 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은 무엇인지 종교를 떠나 차별과 소외에 저항했던 그 정신을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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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티무스 힙 2 - 돌아온 일곱 번째 아들 셉티무스 힙 2
앤지 세이지 지음, 송경아 옮김, 마크 저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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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티무스 힙 1권을 읽고 나서 2권이 나오길 기다렸었다. 과연 412호 소년의 정체는 무엇이고 사일러스 힙과 사라 힙의 일곱 번째 아들은 암흑마법사 돕 다니엘 밑에 있는 도제일지 아니면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412호 소년일지 무척이나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어떠한 모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말이다.




1권에서 젤다 고모할머니의 오두막으로 피신을 왔던 특별마법사 마르시아, 제나, 니코, 412호 소년은 사일러스 힙이 떠난 후 평화로운 한때를 보낸다. 물론 제나를 공격해올 것을 대비해 방패벌레들을 준비하고 특별마법사는 이 기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마법주문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여기서 412호가 특히 마법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도제로 들어올 것을 요청한다. 제나 힙에게 모두 잘 있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떠난 사일러스 힙은 사이먼이 위기에 처한 것을 알게 되고 그를 구하러 나선다. 그러던 중 메시지 쥐의 편지를 받은 마르시아는 함정에 빠지게 되고 제나와 그 일행은 사냥꾼의 습격을 받게 된다. 위험 천만한 상황에서 방패벌레들과 마법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마르시아를 구하러 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드래곤 보트를 발견하게 되고 이 드래곤 보트는 제나가 공주임을 한눈에 알아본다. 드래곤 보트는 412호 소년을 자신의 주인으로 섬기게 되며 이 보트로 마르시아를 구해낸다. 그리고 412호 소년은 정식으로 마르시아의 도제가 되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소원을 말하게 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그가 바로 셉티무스 힙이라는 것이다.




2권에서는 셉티무스 힙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그리고나서 끝이 나기 때문에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또한 돕 다니엘 밑에 있던 도제의 경우 하얀마녀로 불리는 젤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소생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그를 소생시키는 마법에는 조금이기는 하지만 암흑마법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왠지 3권에서는 돕 다니엘 밑에 있던 도제로 인한 약간의 말썽일지 아니면 커다란 말썽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이야기가 조금은 더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드래곤 반지와 그 보트가 어떻게 묘사될지였다. 책으로 읽으면서 마냥 상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사뭇 다를 것이기에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또한 1권에서는 412호 소년이 전혀 말문을 열지 않아서 가슴이 아팠는데 2권에서는 그가 제나와 그 외의 인물들에게 하는 말을 보며 어찌나 기쁘던지. 이제는 412호 소년도 이들과 좀 더 친해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때 이 책을 읽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피터팬을 보며 꿈속에서 피터팬과 함께 이곳저곳을 여행다녔던 것처럼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줌으로 셉티무스 힙과 함께 마법도 쓰며 제나, 셉티무스, 니코 등과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을 다 읽고 난 지금 3권이 얼른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다음권에서 셉티무스는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그가 특별마법사의 도제가 되어 어떤 마법들을 쓰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또한 드래곤보트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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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만만 엽기 그리스 로마 신화 1 - 올림포스의 탄생 편
이채윤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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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겐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겐 역사와 신화만큼 재밌고 신나게 읽을 수 있는 분야도 없다. 신화와 역사는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고 읽은만큼 무언가를 던져주기에 이러한 분야의 책이 새로 나올 때마다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하게 된다. 특히 신화의 경우엔 어릴 때부터 읽어서 낯설지 않으면서도 왠지 또 다른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 것 같아 더 기대하게 된다.




역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추수밭에서 나온 엽기 시리즈를 보며 이젠 엽기가 더 나오지 않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 예상을 뒤집어 엎었다. 그리고 나온 엽기 시리즈는 그리스로마신화.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그리스로마신화를 어떻게 각색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과연 엽기라는 말과 그리스로마신화가 겹쳐져 어떤 색깔을 내줄지 말이다.




엽기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참 재밌는 책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이 책은 우선 읽기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만큼 기존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난 후 신들의 이름이라든지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기억하기 쉽게끔 되어 있다. 현 시대에 맞게끔 각색을 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재밌다는 생각과 함께 기억하기 쉬워서 많은 층에서 사랑받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든다.




추수밭에서 출간되는 엽기 시리즈들에서 엽기라는 말이 뜻하는 바가 유쾌하고도 삐딱한 상상력이라는 것을 볼 때 이 책은 그러한 엽기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게다가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그리스로마신화가 조금은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 이 엽기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책은 다른 그리스로마신화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풍부한 지식들을 전해준다. 그리고 늘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 그리스 이름과 로마 이름이 달라서 헷갈렸던 인물들의 이름들을 바로 잡아준다. 그래서 더더욱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분이다.




아직 1권이라서 대부분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생소하지 않다. 제우스가 탄생하게 된 비화라든지 최초의 신은 제우스가 아니라 제우스도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 아르테미스가 보기보다는 잔인한 신이었다는 사실, 12신들을 현대식으로 풀어낸 점 등 이 책에서는 재미와 함께 유익함을 더불어 얻어갈 수 있다.




1권의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 않고 아는 이야기들이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신들이 가깝게 느껴졌으며 신들 또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그리스로마신화들이 이 엽기라는 말을 달고 나올 것이다. 어떻게 전개시켜갈 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신들과 함께 어울려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다음 이야기들에선 신들의 어떠한 모습을 만나게 될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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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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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이름 바리데기.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설화로 접했던 이 이야기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버림받았으나 아버지의 병구환을 위해 지옥까지 다녀오게 되는 바리데기 공주. 한국사람이라면 이 바리데기라는 이름만 들어도 ‘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그만큼 친숙하고 정겨운 이름이기에 황석영님의 바리데기가 출간되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설화와 얼마나 다른지, 이 바리데기라는 이름을 빌려 그가 정말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였는지 말이다.

 

황석영님의 [바리데기]의 바리는 북한에서 태어난 일곱 번째 아이다. 내리 딸만을 보았던 이 집에 일곱 번째 아이도 딸이자 그만 아버지가 보기도 전에 어머니는 그 딸을 버리려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흰둥이는 이 아이를 데려오고 이로 인해 이 아이의 이름은 바리가 된다. 이름이 바리여서 그랬을까? 그녀의 삶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간부인 아버지로 인해 그래도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었지만 외삼촌이 남한으로 도망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는 어디론가 끌려간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해서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 일로 인해 할머니와 현이, 바리는 중국으로 건너오게 되고 얼마 안 있어 할머니와 현이마저도 저 세상으로 떠나게 되고 같이 북한을 넘어왔던 칠성이와 함께 가족들을 찾으러 북한으로 떠나게 되지만 거기서 칠성이와도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중국. 이곳에서 발마사지를 배우게 되고 그 일을 하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영국. 이곳에서 바리는 남편도 만나게 되지만 삶의 순간들이 녹록치 않다. 9.11 테러로 인해 이슬람교도인 남편이 동생을 찾으러 떠나게 되고 그가 떠난 후 낳게 된 딸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곁을 떠난다.

 

바리데기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한낱 희망이라는 것이 없어보이는 현실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설화속에 나오는 바리데기 공주가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정을 떠나지만 그 누구도 거기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이렇듯 이 황석영의 이야기에서 읽으면 읽을수록 기구한 바리데기의 인생 여정을 볼 수 있다. 가족과 헤어지고 힘들게 도착한 영국에서도 그녀는 그리 행복해보이지만은 않아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 속에서 희망을 찾을려고 노력하는 바리데기의 모습을 이 책에서 보여주려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다. 암울하고 어두운 세계 이면을 보여주어 아직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보려주려한 것 같다. 내가 너무나도 편하게 있는 이 순간 누군가는 고통을 당하며 그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들이 비단 그들만이 져야하는 그런 고통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하고 같이 아파해야하는 고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바리데기는 일종의 영매능력도 가지고 있다. 죽은 이들의 모습을 보고 발을 만짐으로 그들이 살아온 인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보인다. 이것은 바리데기가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지옥이란 다른 곳에 있지 않고 우리 마음속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그 속에 희망이 있고 서로를 보듬으며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그 순간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지옥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려 했나보다. 질시하고 반목하는 현 시대에 대해 그러한 마음을 버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늘 우리 문제에 아파한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지금 현 시대에 어떠한 아픔이 있는지는 관심 밖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하고 그들을 돌아보아야할 때 그렇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바리데기를 통해 보여주려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도 누군가는 아파하며 힘들어하는 데 그러한 것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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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1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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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것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우리의 역사를 누군가 왜곡하려한다면 그것을 바로 알아차릴만큼 그만큼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나 전반적인 역사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거나 왜곡되게 말하는 경우에 그것을 반박할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만약 내게 물어본다면 어물어물 대답하고 말아버릴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으로 이분에 대해 정말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추사 김정희. 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이 다였다. 추사체. 그때는 그것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대단하다라고만 생각했을 뿐 이 분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학교 다닐때라 학업 따라가기도 바빴으니 그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김정희하면 추사체가 바로 떠올랐고 그것 외에는 전무한 상태였다. 이렇게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내가 과연 한국 사람이 맞는지 내 조상에 대한 이해가 이것밖에 안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추사] 이 책 안에는 그의 삶의 여정이 들어있다. 어릴 때부터 시작해 그가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그의 삶의 행적들이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김노경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큰아버지의 양자로 입적된다. 그리고 그가 양자가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심으로 아직 어린 나이지만 월성위의 주인이 된다. 그가 양자가 된 후 그의 교육을 위해 아버지는 서얼인 박제가를 그의 스승으로 삼고 이로 인해 북학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후 초생이라는 여인을 알게 되면서 겪게되는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초생의 몸에서 낳은 상우. 그러나 신분이 낮음으로 인해 아버지 김정희를 한번도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대감마님으로 불러야하는 상황과 그 상황을 가슴아파하는 김정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초생을 짝사랑했던 김우명과의 악연과 그 당시 실세였던 김조순에 대항함으로 귀향을 갈 수밖에 없었던 사연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 잘못된 학문을 바로잡고자 당시 위세가 대단했던 승려나 학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잘못을 꼬집는 대목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세에 태어난 그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자신을 알아주고 그 기세를 펼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는 추사체라는 명필가로 알려지지 않고 좀 더 달리 알려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는 백성의 안위와 백성을 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위세를 부리는 이들 앞에서 꼿꼿하게 서 있는 대쪽같은 대나무가 아니라 조금은 휘어질 줄 아는 그런 성정이었더라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내심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이들 앞에서 아무리 휘어지는 성격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훗날 자신들의 목에 칼날을 드리우려하는이라면 그것이 용납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부인 예씨와 초생을 모두 사랑한 추사. 그러나 초생의 몸에서 태어난 상우는 그에게 큰 근심이었다. 늘 그는 서얼 출신인 그의 자식을 보며 그를 걱정한다. 적서차별이 엄연히 존재했던 조선시대에 그를 세상에 두고 떠나는 것을 늘 근심스러워했다. 그리고 상우와 둘만 있게 되는 상황에는 어김없이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라 하지만 세상이 혹시나 꼬투리를 잡을까 상우는 그것마저도 주저한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지만 추사 김정희의 명성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그러한 것을 알기에 김정희는 더더욱 가슴 아파한다.

 

이 책을 통해 지금껏 내가 알지 못한 추사 김정희를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의 인생 여정은 어떠했는지 등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자신을 세간의 사람들이 천재라고 일컫는 것을 들으며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 그만큼 노력해서 글씨나 그림 등을 잘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에디슨이 성공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뤄진것이라고 말했듯 추사 또한 9할의 노력과 그 노력이 하늘에 닿아 그것이 지금 자신을 있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글씨는 그의 삶이다. 그는 모든 잊고 싶은 순간에 글을 썼고 힘든 상황을 벗어나고자 글을 썼다. 또한 외로움이 닥쳐올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순간에 글을 썼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추사를 기억하고 추사 김정희를 지금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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