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의 얼굴과 제목이 심각하게 잘 들어맞을 때, 나는 작가도 아니고 편집자도 아니면서 희열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책이 무수한 고민과 여러 타진 끝에 나온 결과물인건 당연하겠만 그 중에서 독자에게 첫인상을 남길 표지와 제목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책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방황하는 소설은 처음 물성으로 손에 잡힌 걸 보자마자 딱 알 수 있었다.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있겠구나. 물론 작가진을 보더라도 그 믿음은 타당한 근거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밝고 난해한 이야기보단 우울하고 난해한 이야기에 몰입이 훨씬 잘 된다.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과 우울한 감정을 글로 읽었을 때 우리는 희열을 느끼고 더 깊은 감정의 땅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이번 미디어 창비에서 나온 방황하는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추천되는 소설이다.
총 7명의 작가의 글로 엮었다. 모두 다 아는 작가도 있고 나만 모르는 작가도 있고 우리 모두 몰랐던 작가도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작가의 타이틀보다 그들이 내놓은 이야기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견디고 있는 세계는 때론 낯설고 그 지점에서 만나는 여러 갈래의 방향은 방황하는 자들의 것이 된다.
요즘애들(박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