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인생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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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일을 할까?

돈을 벌려고?

그럼 돈 벌어서 뭐하게? 집사게? 그럼 집사면 끝이야?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지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 바로 우리는 도대체 왜 일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일을 '잘' 한다는 건 또 뭔가.

이 책에서는 아주 간단하게 시작한다.



-p24 아들러는 인생에 '일의 과제', '교우의 과제', '사랑의 과제'라는 세 가지 '인생 과제' 가 있다고 말했다. 어느 과제도 그것 하나만을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각각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두 가지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된다.



우리는 이 세가지만 알고 이 책에 성큼성큼 들어가면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하나씩 받아들이면 우리가 앞으로 평생 이뤄야 할지 모르는 '일'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일을 잘 하려면, 그리고 즐겁게 평생 할 수 있으려면 한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바로 '공헌감'


공헌감은 공공에 도움이 되는 감각이자 나의 일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갖는 것으로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내 행동이 공동체에 유익할 때 뿐이다(아들러 강연)라고 정의했다.

내가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건 지금 누군가에게 간절히 필요한 책을 추천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내가 모르는 어떤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일과 인생」을 서점 장바구니에 넣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 내 자존감을 올린다. 사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매체도 아닌 개인 블로그에 소소하게 적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어떤 이에게 단 0.1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해나가고 있는 일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공헌감은 직장과 직업을 떠나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훌륭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 작은 사무실을 청소하거나 우편번호를 정리하는 모든 단위의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자기 가치를 스스로 부여하는 일이 바로 공헌감이라고 볼 수 있다. 



자, 그러면 이 공헌감으로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면 다음은 교우의 단계로 들어서야 한다.


교우의 단계는 쉽게 말해 관계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로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살아가야 안전할뿐더러 행복과 사랑의 감정이 더욱 증폭된다. 그러나 관계는 모두 핑크빛이 아니며 갈등과 마찰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두려워 처음부터 발을 들여 놓지 못하는 불안하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에 우리는 자기의 일을 함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갖추고 그 용기로 사회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다. 타인이 내게 어떤 상처를 주어도 스스로 쌓아올린 견고한 공헌감이 바로 사회관계를 시작하는 용기인 것이다.


중요한 건 인정욕구와 헷갈리면 안 된다는 것!

내 일이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마음이 전부여야지 이 일을 통해 상사로부터, 후배로부터,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한다면 그때부터 '일'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경쟁구도에 들어서야 하고 선의없이 어떻게든 성공하려는 욕망이 끼어들기 때문인데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영역은 꽤 넓고 길기 때문에 건전한 형태로 자신의 일을 정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과 인생은 아들러와 릴케의 이야기가 이 책을 더 풍성하게 채운다.


일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 상사와의 트러블을 잘 대처해야 하는 태도, 오랫동안 일을 하기 위한 창조력 등 직업에서 보이는 모든 면면의 형태를 철학자의 말을 빌려 쉽게 이해시키고 그것을 이해하고 재구성함으로서 독자가 이뤄내야 할 각자의 일의 의미를 창조해낸다.


개인적으로 일과 인생은 자기계발서보다는 에세이처럼 읽었다. 저자가 오랜 시간 품어온, 삶에서 차지하는 일의 모습을 세심하게 구분하고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을 꾸준히 반복적으로 증명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보다 심플하고 명료하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좋아하는지, 이게 맞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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