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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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은 매주 일요일밤 9시에 이메일로 발행하는 육아일기다.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다섯 명의 아빠가 모여 2022년 2월 6일부터 에세이 형태로 육아 경험담을 전하고 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였나, 북유럽의 라떼파파들의 일상을 본 적 있다. 육아휴직을 내고 아이를 전적으로 돌보거나 재택근무를 하며 엄마와 함께 집에서 24시간 아이를 케어하는 아빠들의 이야기였는데 그걸 보면서도 남의 일처럼 시큰둥했던 것 같다.


복지가 좋은 북유럽 나라의 이야기였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여기, 「썬데이 파더스 클럽」엔 무려 5명의 아빠가 아이를 전담으로 돌보며 양육 에세이를 쓰고 있다니..!

진정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각자 다른 직업으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엄마가 되는 이야기보다 뜨겁고 처절한 생생한 언어였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 추천

·홀로 육아중인 아빠

·아이와 친해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는 아빠

·육아휴직의 세계가 궁금한 아빠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이 하는 고민은 첫째, 회사에서 승낙을 할 것인가, 두번째 과연 내가 주양육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다.


첫번째 관문부터 쉽지 않지만 일단 통과한다면 두번째 고민에 관해서는 이 책을 읽으면 좀 감이 잡힐 수도 있겠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교육하고 지키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고보면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서로 배우는 걸 주고 받으며 부모가 부족한 것을 아이가 채우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의 시간을 통해 아이가 커가는 일련의 성장을 볼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일지도 모른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이 단순히 육아를 하며 겪는 좌충우돌의 사건을 나열하기만한 책은 아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시선, 그 꼬물이들이 가진 순수한 힘, 없는 시간을 쪼개는 방법은 부모로서의 개인 시간을 축소시켜야 하는 희생일 수밖에 없는, 그러나 이 모든 걸 감수하고서도 얻는 몇 배의 행복을 아빠들은 고스란히 적었고 그 가감없는 육아현장은 어쩐지 다정한 세계로 기억된다.



우리는 여전히 육아의 책임이 엄마의 몫이 큰 세상에 살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돌볼 때 엄마는 아이를 케어하는 동시에 살림과 집안의 대소사 일들을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아빠들이 두 손 놀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가정환경은 기울기가 살짝 기울어진 세계에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더 낳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비뚤어진 기울기를 바로잡기 위해 뭔가를 해야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 차원에서 아빠들의 육아일기를 자주 접하는 일은 부모의 책임과 역할을 함께 의논하기 시작하는데 아주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나조차도 '이런 책이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 처음엔 생소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당연하게 읽혔으면 하는 책이 되었다.


아빠와 아이만이 다다를 수 있는 세계가 분명히 있다. 나 또한 어렸을 때 아빠와 단 둘이 간 롯데월드를 잊을 수 없고 둘이 함께 걸었던 집 앞 골목길이 떠오른다. 엄마에겐 말하기 싫었던 말, 혹은 아빠에게 듣고 싶었던 말들을 나누었던 그 날들이 나의 지금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이 되었음을. 그것이 꽤 좋았음을 고백할 수 있는 건 아빠의 육아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 알아서다.

이런 세계를 창조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즉, 정답이 없는 육아의 혼동 속에서 「썬데이 파더스 클럽」은 누구나 처음 겪는 부모의 이름을 걸고 함께 응원하고 다독여가며 '괜찮다'고 말해준다.


엄마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 많은 책장에 아빠의 육아를 응원하는 책을 한 권 꽂아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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