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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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소설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눈에 담듯 읽히는 책이다. 


이주란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 보았다. 그래서 처음 이 「별일은 없고요?」를 받아들었을 때 어떤 책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제목만 봐서는 별일 아닌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 보았는데 막상 첫장을 읽어보니 별일인 듯 아닌 듯한 담백한 이야기가 마음에 잔잔히 스며들었다.


희한한 건 분명 잔잔하고 은은한, 별 일 아닌 사건과 인물들이 나오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내 마음과 같은 연결지점을 꽤 많이 발견했다는 거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외로움을 자처하는 아웃사이드인 것 같은데 그 모습이 아리고 슬픈 데서 오는 안타까움이 있는 반면, 문득 '아, 나도 그런 인간인거 아닌가'하는 발견하는 문장도 많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챕터는 《어른》

무자비하게 따뜻함을 나눠주는 어른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될 때가 있는데 꼭 그런 어른이 여기에 있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잘못된 선택을 해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의 온 마음을 품어내줄 수 있는 어른이 있는 다정한 세계에 잠시 머무르다 보면 어느 샌가 나조차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총 8편의 단편 소설은 서로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내어 놓지만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덮을 땐 한 가지의 감정의 결이 마음에 이를 듯 한다. 그것은 바로 '안녕'의 단어에 함축된 여러 의미들이다.


처음 만날 때의 반가움과 익숙해져 오는 안부와 헤어짐을 앞두고 말하는 인사까지.

이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녕이란 단어가 「별일은 없고?」와 너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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