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3.4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봄내음과 함께 온 월간 샘터 4월호

이번달은 창간 53주년 기념호여서 더욱 특별한 :)


생일에 맞게 역시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유독 이번 달 샘터는 눈물이 날 것 같은 이야기가 많았다.



남편이 아내에게 프로프즈한 라일락 꽃도 아름답게 찡했고 병원에 입원한 며느리의 생일날 케이크를 들고 오신 시어머님의 진심어린 축하도 감동적이었다. 특히 SNS 에세이의 《우리 자매의 사랑은 에이프릴》은 외동딸인 나에게 즐거운 질투심을 불러 일으킬 정도 자매의 사랑을 에이프릴로 명명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April의 어원은 '개시하다, 열다'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 말과 함께 언니가 동생에게 가장 많이 해준 "괜찮아.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아"라는 말에 동생이 언니에게 고마움과 감사함, 그리고 사랑을 느낀다는 이야기는 4월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샘터 4월호 「생일」 주제에 맞게 기획된 《생일이 이름이 된 사람들》 섹션도 너무 재밌게 읽었다.


8월 15일에 태어난 이광복, 7월 17일에 태어난 송제헌, 9월 20일에 태어난 송월화, 10월 9일에 태어난 김한글 님까지..



《삶의 의지를 일깨워진 '유모차 할머니'》 이야기는 앞으로 내가 늙어갈 모습이 겹쳐져 더욱 흥미롭게 읽은 에세이인데 삶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을 감사하게 깨닫고 또 글로 옮기는 과정을 다시 한번 복기할 수 있었다. 나도 주어진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타인에게 배우고 싶은 점을 잘 관찰해 기록할 수 있기를 바라보았다.



🔖 49 그날 할머니에게서 엿본 강인한 의지는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그저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지내온 나는 너무 무기력하게 살아온 것 아닌지 부끄러워졌다. 할머니의 작지만 단단한 등을 떠올릴 때마다 내 가슴속엔 의욕의 씨앗이 움튼다.



이번 샘터 4월호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건 뭐니뭐니해도 《동갑내기 세 친구의 유쾌한 동거》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세 친구가 한 집에서 살게 된 이야기를 담았는데 그 이력이 심상치 않다. 원래 같은 일을 하던 심재식님과 이혜옥님이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 집에서 살게 되었고 1년에 한 번 마을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만난 이경옥님이 남편과 사별 후 동거인에 합류하면서 한 지붕 한 가족이 재탄생 된 일이다.



여성 셋이 모여 한 가족을 이루면서 사는 일, 이제는 독특하고 낯선 문화는 아니지만 여전히 궁금한 영역이긴 하다. 싸우지는 않을까? 가사 분배는 어떻게 할까? 등등 제일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질문이 역시나 지면에 실려 있다.(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거겠지 ^^)


🔖 57 참 재밌는 게, 싸우지는 않느냐고 다들 물어봐요. 어떻게 안 싸우겠어요? 60년을 따로 살던 사람들이 한집에 사는데 착착 맞을 리 없죠. 사소한 충돌도 있었지만 지금은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모두 적극적으로 살림을 거들어요.



즉흥적으로 땅을 알아보고 집을 지어 한명씩 가족으로 맞이한 덕분에 지쳐있던 삶에 생기를 되찾았다는 인터뷰를 읽으면서 내 마음도 몽글몽글해졌다. 산다는 건 정말 큰 일이지만, 소소하지만 재밌는 일을 찾아 삶의 방향을 조금씩 찾아나가면 그리 큰 일도 아니고 새삼 쉬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면서 삶의 형태는 그다지 중요하고 삶을 이루는 요소들이 재밌고 즐거우면 충분할 것 같다.



🔖 58 사람들한텐 무모하게 보일지도 몰라요. 시골에서 살기로 한 것도, 여주에 터를 잡은 것도, 혜옥이랑 경옥이랑 살게 된 것도 전부 즉흥적으로 벌어진 일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만약 노심초사하며 모든 일에 주저했다면 이런 기쁨들 하나 없이 혼자 쓸쓸하게 살았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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