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3.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읽을 확률은?

이번 샘터 3월호에서는 은유 작가의 인터뷰가 실렸다. 

역시 너무도 좋은 질문과 답변으로 꽉 채운 지면들.




독자들은 에세이작가 은유를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사랑한다. 고단한 현실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내는 혜안, 깊은 공감을 일으키는 유려한 필력이다. 글쓰기 정규교육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책의 바다를 유영해온 그에겐 독서가 배움의 길이자 지혜의 원천이다. 문해력 저하게 세간의 이슈인 요즘. 그의 탐독생활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앋. <에디터 한채원 ㅣ 사진 이권호>




최근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책을 펴낸 기념으로 한 인터뷰인 것 같았다.

은유 작가님 글 스타일은 【날것 그러나 에센셜한 생각이 한 방울 깊게 녹아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은유 작가님의 책을 그동안 쭉 읽어오면서 든 생각이다. 이번 인터뷰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쉽게 모든 질문에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를 정확히 알고 그 세상을 나누는데서 분명한 철학이 느껴진다. "시를 특히 좋아해요. 언어를, 세상을 낯설게 보게 해주거든요. 저는 익숙한 단어가 익숙하지 않게 다가오는 문장들에 끌리는 편이에요. 통용되지 않는 고어나 순우리말로 점철된 글은 이해에 방해가 되죠. 쉬운 단어로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글이 힘 있는 글이지, 본인만 아는 어휘로 쓰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p44)



인생책으로 꼽는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직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췄고 《분노와 애정》에서는 40대의 그녀에게 큰 구원을 줄 정도로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고백했다. 책읽기를 통해 인생의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으며 그 고통을 지나치지 않고 글로 엮어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남긴 은유작가의 샘터 3월호 인터뷰는 너무 좋았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쓰인다는 말은 나에게 하는 것 같아서 뜨끔했다. 이렇게 서평을 통해 책도 읽고 글도 쓰지만 점점 단단해지기보다는 화려한 수식어로 꾸미면서 나를 크게 포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나'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남들이 규정짓는 말에 괴로워하면서 휘둘리는 삶을 살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제가 정확히 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p47)라는 답변에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듣고 글을 지어왔을 은유 작가님의 글을 앞으로도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 수 없는 세계, 혹은 알지만 외면하고 있는 세계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로로서 책과 은유 작가의 글은 지금 사회에 꼭 필요하다.

샘터 3월호, 이번달도 너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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