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받게 된 책 한 권은 나의 고정된 생각과 신념을 흔들어 놓았다. 이런 것도 예술이라고? 의아해 하는 내게 ‘당연히’라는 답을 성실하게 말해주는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은 여러모로 내 주위 모든 생명체들을 다르게 보게 한다.
“생태 중심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존재에 귀 기울이며, 서로를 해치는 모든 사악한 구조에 등을 지고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작가의 말을 힌트 삼아 이 책을 읽는다면 모호하고 헷갈리는 텍스트의 문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은 나무, 새, 호랑이, 돌, 돼지, 원숭이 등의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해치고 멋대로 다루는 생명체를 그 존재로서 바라보게 하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함께 아니 그들 각자의 세계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염려를 드러낸다. 물론 그 염려는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의 잔임과 폭력성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지고 이 모든 것들이 예술로서 표현되는 방식이 신선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