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일단 만나면 기분좋아지는 사람‘ 은 뜻밖에 드물고, 있더라도 그 수가 점점 줄기 마련입을 깨달 은 기대는 희주와의 인연을 귀하게 여겼다. 아니 사실 그거면 축하다 싶었다. "살맛난다 할 때 그 살맛이 이 살맛이구나" 장난치며 서로의 목이나 손등을 깨물고, 상대의 속눈썹과 컷바 퀴. 몸냄새에 대한 칭찬을 남발하고, 그러면서도 어느 땐 육체의 쇠락을 과장하며 서로를 늙은 배우자인 양 놀리고, 그러면 마치 노년의 남루와 공포가 줄기라도 할 것처럼 농담과 연민 을 미리 당겨쓰고, 세상 무심하고 친밀하게 등과 두피에 난 여드름을 짜주고, 상처와 비밀을 나누고, 말을 아끼고, 오래 안고, 우리가 식물과 달리 똥도 싸고, 아름답지도 않고, 울기도 하는 존재임을 가여워하고 수긍해주는 정도라면, 그거면 충분하다고.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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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햇빛을 오래 비라봤어.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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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내 작은 집의 풍경에는 바깥 세계가 없다. 중정이 주는 평화, 내면의 풍경 같은 마당.

행인도 거리도 우연의 순간도 없다.
그걸 잊지 않으려면 자주 대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내향적인 집에도 외부로 열려 있는 방향이 있다. 마당의 하늘. 그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오래 보고 있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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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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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전부 미래로 던져진 기도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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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짠 내가 코를 찌르고 야생 해당화 덤불의 활짝 핀 흰 꽃이 어쩐지 혼란스럽게 다가왔다. 구슬픈 무지가 악의 없는 하얀 꽃잎 속에 숨겨져 있는 듯했다. - P58

올리브는 제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그보다 훨씬 전에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크리스토퍼는 캘리포니아로. 헨리는 요양원이 있는 하샴으로, 가버렸다. 모두 가버렸다. 지옥으로 가버렸다.
"고맙구나." 올리브가 에디 주니어에게 말했다. 젊은이의 젊은 눈은 지옥이 어떤 건지 어렴풋이 아는 듯하다. - P317

때때로, 지금 같은 때, 올리브는 세상 모든 이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걸 얻기 위해 얼마나 분투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그것은 점점 더 무서워지는 삶의 바다에서 나는 안전하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사랑이 그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어쩌면 그 말은 사실이었다. - P378

병원에서 잭은 올리브를 필요로 했고, 세상에는 올리브의 자리가 있었다. - P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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