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친절하지않았다 해서 어쩌겠어요, 하고 두 사람은 눈빛으로 말을 나누었다. 그때 인표에게도 기다렸던 순간이 찾아왔다. 하고 싶었던 말이 부스러져 안쪽으로 가라앉지 않고 확신의 총알이 되어발사되는 순간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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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과자를 먹는다. 실제로 먹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소리를 내는 걸까. 은영은 핸드백 속의 비비 탄 총과 깔때기 칼을 생각했다. 정현이 아파했더라면, 혹 정현 이 한 사람에게라도 해를 끼쳤다면 예전에 정현을 분해했을 것 이다. 하지만 정현은 너무나 무해했다. 격하게 몸부림치며 부서지는 죽음도 있는가 하면 정현처럼 비누장미같이 오래 거기 있는 죽음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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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죽음의 흔적들은 너무나 오래 남았다. 어린 은영은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지독하게 폭력적인 세계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가끔은 피할수 없이 다치는 일이란 걸 천천히 깨닫고 있었다. 중학생이 소화하기에는 힘든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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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것이야말로 불안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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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이런 거 말고 진짜 여행."
마치 꿈속에서 꾸는 꿈 같은 것인가? 아니면, 꾸역꾸역 밥을 입안으로 밀어넣으며,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말인가? 여행이 길어지면 생활처럼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안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생활도 유랑처럼 느껴진다. ㅡ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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