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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ㅣ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2
헤르만 헤세 지음, 김세나 옮김 / 별글 / 2020년 3월
평점 :
굉장한 압박감을 주는 시험을 압둔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년이 갖는 압박감을 더해주는 마을사람들과 압박감을 덜해주려는 또 다른 인물이 나온다.
무슨 시험인지 시험을 앞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한 소년에게 위로란답시고 건 낸 말들이 더욱 압박감을 주는데
문득 예전 TV 프로그램 중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방송이 생각나는것은 왜일까?
P27. '같은 시각 고향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스를 생각하고있었다'
사실 이 부분에선 약간 헛웃음이 나왔다. 이 어학시험이 뭐라고.. 라는 생각을 한 반면
이 한스라는 아이와 어학시험 그리고 마을사람들 관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것도 잠시 몇 일 동안 치러지는 시험이란것을 알게 되고 하루 동안 보는 수능하고는 또 다른 압박감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린소년에게는 지독한 시험이었을거란 생각에 마음이 아파왔다.
사실 이 때까지는 단순한 어학 시험이겠거니 했지만 요즘 수능 같은 시험이란것에 아니 그보다 더 큰 시험일수 있겠다는 생각에
1/3정도 읽는 동안의 궁금증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P101 두 소년의 입맞춤
어려운 어학시험을 2등으로 마치고 신학교에 당당히 입학한 내성적인 소년은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특이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친구의 입맞춤에 당황하고 만다.
( 이 부분만 3번쯤 읽었다. 분명 남학교인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입맞춤이라는 것에 나 역시도 한스라는 주인공처럼 상당히 당황했었다.)
작가 헤르만 헤세의 다른 작품 '데미안'에서도 친구의 어머니를 흠모하는 소설을 쓰더니 역시나 여기서도 이상한(?) 사랑이야기를 써버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그리곤 슬쩍 넘어가는 연출에서 다시 한번 놀란다!)
이후 작가는 '조숙한 이 두 소년은 우정을 서로 나누며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과 첫사랑의 미묘한 신비로움을 경험하고 있던것이다'라며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이런식으로 묘사한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이후 이야기는 점점 비극으로 가게 되고 '비굴하게 겁먹은 웃음'이라는 표현으로 나락에 빠진 한스라는 인물의 상황을 나타낸다.
이윽고 학교를 나오게 되고 정신병에 걸린 사람처럼 묘사된다. 보는 독자마저 아슬아슬하게 느껴질 정도의 행보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후반, 새로운 소녀가 한스 앞에 나타나게 되고 그 소녀의 치마에 손이 닿는 곳으로 가까이 하려 하며 설레게 한다.
그 후 실제로 몸과 마음을 전하며 한스의 마음을 빼앗지만 응큼한 소녀는 한스를 버리고 떠나버린다.
미칠대로 미친 한스의 마무리는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맞게 된다.
제목이 수레바퀴 아래라는 단어가 들어가서였을까?
'지치면 안 돼. 그러면 수레바퀴 밑에 깔리게 될 지도 모르니까'라는 문구는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이었다.
교장이 한스에게 해준 이 말은, 지나친 압박감 속에서 그리고 사춘기 시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인공 한스에게는
정말 커다란 짐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단 주인공 한스만이 아닌 해마다 수능을 앞두고 좋지 못한 선택을 했던
못다핀 대한민국의 많은 꽃들이 생각나게하는
감명 깊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