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에 권정생 선생님 산문집을 읽다가 전우익 선생님 얘기가 잠깐 나와서 다시 책을 읽고 싶어졌다.

몇년 전에 읽었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다시 집어들었다.

좋은 책은 몇년이 지나 다시 읽어도 좋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읽고 느끼는 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25년전의 우리나라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사람들은 더욱 각박해지고 돈의 노예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우익 선생님이 지금 세태를 보시면 어떻게 생각하시고 글을 쓰실지 궁금해졌다.

다시 읽어보니 생각보다 노신(루쉰)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이번엔 아Q정전을 읽어야겠군, 이란 생각이 들었다.

단풍과 지는 해가 산천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것을 보면서 때때로 인생의 마지막을 저렇게 멋지게 마치진 못할망정 추접게 마치지는 말아야 하는데 하고 느낍니다. 사실 마지막이란 일상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거지 어디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게 아닐진대 삶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끝마침도 제대로 이루어지겠지요.

`사색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은 간혹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생을 필요 이상으로 어렵게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는 각자가 자기 주관의 미궁 속에서 한평생 방황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이다. 인생을 사랑하고 사악한 편견으로부터 생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빵과 서커스만으로 만족하는 그런 인간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릇된 주관이아 부정한 시대 정신으로 왜곡된 현실--어떤 범위의 소수에 의해서 약탈되고 독점된 현실을 진정한 원형대로의 현실로서 다시 회복하자는 것--그릇된 수많은 사회적 신화가 우리의 진정한 의식과 희망을 왜곡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의 투철한 사고를 바쳐서 진정한 공화국, 곧 진정한 인생을 찾자는 것이다. 인식의 길은 어디까지나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못하면 각자의 입장을 변명하는 재료에 그치고 만다. 주위가 소란할 때일수록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자. 높이 지르는 소리는 오히려 세상의 소요 속에 묻혀 버리고 말기 때문에. (민병산)

사람도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착함을 지킬 독한 것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마치 덜 익은 과실이 자길 따 먹는 사람에게 무서운 병을 안기듯이, 착함이 자기 방어 수단을 갖지 못하면 못된 놈들의 살만 찌우는 먹이가 될 뿐이지요. 착함을 지키기 위해서 억세고 독한 외피를 걸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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