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받은 식탁 - 세계 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
우에하라 요시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음식은 단순해보일 수 있지만 굉장히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조리법 및 식재료는 문화, 환경, 국가, 인종, 종교, 가정, 지리 등 많은 사회문화적인 요소를 가지게 마련이다.

차별받은 식탁은 여러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차별받는 사람들의 식탁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도 일본에서 하층민으로 취급받았던 도축인들의 마을에서 자랐고 그곳의 음식 문화에 익숙해 그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다가 학교라는 더 넓은 사회에서 그렇지 않음을 깨닫고 놀란 케이스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나만 해도 어릴 적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친구 어머니가 김치찌개를 만드실 때 마가린을 넣고 김치를 볶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이 지금도 생각난다.

저자는 이 충격을 그냥 두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좀 더 차별없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고 그 결과로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차별받는 사람들의 식탁과 그 배경에 대해 알게 되면 좀 더 이해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대부분의 차별이 무지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고 봤을 때 이는 상당히 논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전세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차별받는 사람들의 식탁을 취재했다.

내재된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달리 음식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즐거운 주제인 까닭에 책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고 흔히 즐겨먹는 후라이드 치킨이 예전 미국 흑인 노예들로부터 비롯되어 전세계로 퍼지게 된 소울푸드라는 점, 카포에라가 예전 브라질 흑인 노예들이 자신들을 방어하고 백인들에게는 춤처럼 보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 로마는 생각보다 넓은 지역에 분포했으며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 등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사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우리나라의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다른 여러 나라들이 그렇듯 우리나라 또한 백정이나 갖바치들을 하대하고 현재까지도 알게 모르게 무시하고 차별하는 직업군이 아닌가.

분명 그들 사회에서도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자주 먹는 곱창볶음이나 내장탕 같은 음식이 그런 소울푸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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