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60년대 초,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영국인 동성애자 중년(혹은 노년으로 접어들고 있는) 남성의 하루를 소재로 한 소설.

중년의 슬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데에서 오는 분노, 시대적 지리적 배경, 동성애에 관한 그 당시의 시각 및 지금까지도 적용되는 통찰력 등을 정말 잘 어우르고 버무린 작품이다.

특히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변하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가 정말 탁월하고(우리 모두도 그렇지 않은가), 동성애에 관한 사회적 시각에 대한 통찰력이 정말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는 질병 같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거나(특히 무식하고 졸렬하고 이기적인 기독교인들이 그렇다:모든 기독교인이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님:) 무시하면 저절로 없어지거나 나아진다는 황당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60년대나 지금이나 사실 달라진 것이 없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말한다.

소수집단을 경계하는 것은 그 소수집단이 다수를 위협할 뭔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실제로 동성애를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무식한 사람들에게는 동성애가 옮길 수 있는 어떤 것이기 때문에 다수의 멀쩡한(?)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말도 안되는 논리지만 정말 인간은 이렇게도 어리석을 수 있다.

어쨌든, 이런 통찰력 및 섬세한 심리 묘사는 소설이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도 또한 동성애자였고, 미국으로 이주한 영국인이었으며, 본인의 나이가 주인공의 나이와 비슷한 시기에 이 소설을 집필했다.

이 소설은 또한 유명한 디자이너인 톰 포드에 의해 영화로도 나왔는데 콜린 퍼스(!!!!)가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봐야할 영화 목록에 상시 대기 중이다. ㅎㅎ

죽음은 누구나 함께하는 것이므로, 언제건, 몇 살이건, 건강하든 아프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